삼성-LG, 한겨울 찬바람 전쟁 '후끈'

'Q9000' vs. '휘센' 에어컨 신제품 살펴보니…

일반입력 :2015/01/13 14:02    수정: 2015/01/13 17:54

정현정 기자

새해 한파 속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찬바람 전쟁을 시작했다. 양사는 경쟁적으로 기능을 강화한 2015년형 에어컨 신제품을 공개하고 이달 중순부터 오는 3월까지 예약판매에 돌입한다.

13일 LG전자는 제품 전면 상단에 탑재한 두 개의 냉기 토출구를 각각 제어할 수 있는 '휘센 듀얼 에어컨'을 중심으로 19종의 2015년형 휘센 에어컨 신제품을 발표했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 11일 공기청정 기능을 크게 강조한 '2015년형 스마트에어컨 Q9000' 14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제조사들은 매년 1월부터 3월까지 에어컨 예약판매를 진행하면서 가격 할인과 더불어 다양한 사은품 혜택을 제공한다. 여름 성수기가 아닌 한 겨울에 에어컨 신제품을 발표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보다 계획적으로 물량을 예측하고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약판매 기간 중 판매되는 물량이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정도지만 이 기간 중에는 여름 성수기 보다 프리미엄 제품을 구입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중요한 시기로 꼽힌다.

기후 변화 변수에 따라 판매량이 차이가 많이 나는 제품으로 양사 모두 정확한 판매목표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 예측하는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 규모는 약 150만대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에어컨 시장이 예년과 비교해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올 여름 폭염이나 늦더위 등 기후 변화가 없는 한 큰 폭의 성장은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제품 측면에서도 양사 모두 1등급의 150% 이상 효율을 갖춘 '에너지 프론티어' 등급을 획득하면서 냉방 성능과 효율 측면에서는 이미 상향평준화를 이룬 상태다. 때문에 제품 차별화를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공기청정과 듀얼 냉방 시스템 등 특화 기능을 강조하며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폼팩터 측면에서는 LG전자 신제품의 변화가 눈에 띈다. LG전자는 올해 주력 제품으로 듀얼 에어컨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들고 나왔다. 휘센 듀얼 에어컨은 제품 전면 상단에 탑재한 두 개의 냉기 토출구의 바람 세기와 방향을 각각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회오리팬이 들어간 3개의 원형 바람문을 탑재한 디자인을 지난 2013년부터 3년째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 Q9000의 경우도 3개의 바람문 개폐를 통해 세기를 조절할 수 있었지만 LG전자 신제품은 토출구가 회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바람의 방향을 좌우 최대 120도, 상하 최대 50도까지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개의 토출구는 에어컨이 위치한 거실에 약한 바람을 보내고 다른 토출구는 멀리 주방까지 냉기가 닿을 수 있도록 더 강한 바람을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전기료 부담 때문에 에어컨 사용을 망설였던 사용자들은 한쪽 토출구만 사용해 필요 공간에만 집중적으로 냉방하면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제품에 공기청정 기능을 크게 부각시켰다. 초미세먼지 이슈가 부각되면서 지난해 신제품부터 양사 모두 초미세먼지 필터를 도입하는 등 공기청정 기능을 크게 끌어올린 상태지만 올해 삼성전자 신제품은 새롭게 적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청정도를 4단계의 나무 아이콘으로 표시하고,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를 9~999 사이의 수치로 표기해 사용자들이 실내 청정도 관련 공기질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감지하는 'PM10 센서'와 'PM2.5 센서', 냄새를 감지하는 '가스 센서'로 구성된 '트리플 청정 센서'와 ▲초미세먼지 필터·숯 탈취 필터·극세 필터로 구성된 'PM2.5 필터시스템' 등을 갖춰 공기청정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LG전자 역시 이번 신제품에 ▲머리카락 굵기(약 100㎛)보다 약 5,000배 작은 0.02㎛ 크기의 초미세먼지까지 제거하는 '3MTM초미세먼지 플러스필터' ▲이산화황(SO2), 이산화질소(NO2) 등 스모그 원인물질과 냄새까지 제거하는 '스모그 탈취필터'를 탑재하며 공기청정 기능을 강조했다.

제습 기능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실내 습도를 실시간으로 판단해 쾌적습도 수준을 유지해주는 습도 센서 ▲실내 환경에 따라 바람문을 제어해 전기요금을 아껴주는 초절전 제습 ▲하루 78ℓ 제습이 가능한 대용량 제습 기능을 신제품 Q9000에 적용했으며,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적용하고 있는 '강력제습'과 '절전제습'을 올해 선보이는 신모델 19종 모두에 적용했다.

냉방 성능은 점차 상향 평준화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냉방속도를 전년비 최대 20% 개선해서 전 모델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과 에너지 프론티어 등급을 받았고, LG전자는 19종 모두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보다 150% 이상 효율이 높은 에너지 프론티어 등급을 획득했다.

가격 전략에서도 미세한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는 올해 다양한 가격대의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홍보에 나섰다. LG전자는 올해 주력 제품으로 고가가 아닌 중가형 제품을 내세웠다. 제품 이미지와 기술력에 더해 좀 더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판매량까지 고려한 전략이라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2015년형 스마트에어컨 Q9000 시리즈의 출고가는 제품 평형에 따라 289만 9천원~579만 9천원이며, G전자 휘센 듀얼 에어컨 신제품 출고가는 330~400만원대다.

한편, 삼성전자는 14일부터, LG전자는 16일부터 오는 3월 말까지 각각 에어컨 예약판매 행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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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패키지 판매, 풍성한 사은품 증정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LG전자도 신제품 휘센 듀얼 에어컨과 알프스 공기청정기를 함께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30만원의 캐쉬백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여름 성수기에 에어컨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더위 때문에 급하게 제품을 선택하다보니 성능이나 디자인 자체에 대한 고민보다는 평형대, 배송 가능한 날짜, 가격 등을 먼저 고려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면서 “예약판매 기간 판매량은 전체의 20~30% 수준이지만 한 해의 전략 제품이 주로 팔리기 때문에 제조사에게는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