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 탐사로봇 필레, 결국 배터리 방전으로 멈춰

혜성 궤도 변화에 따라 다시 깨어날 수도

일반입력 :2014/11/15 14:16    수정: 2014/11/16 13:32

이재운 기자

인류 역사상 최로로 혜성 위에 착륙했던 탐사로봇 ‘필레(Philae)’가 결국 배터리 방전으로 교신이 끊기며 ‘비작동 상태(Idle Mode)’로 들어갔다.

15일 유럽우주국(ESA)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필레가 그늘에 착지하면서 배터리 고갈로 작동이 중지됐다고 밝혔다.

로제타 사업 책임자인 스테판 울라맥 박사는 “작동을 멈추기 전에 탐사로봇(필레)은 수집한 모든 과학적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했다”며 “이 장비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여줬으며 우리는 필레의 믿을 수 없는 과학적 성공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교신은 세계표준시(UTC) 기준 0시 36분에 끊겼다. ESA는 혜성이 이동하면서 다시 태양 빛을 받게 되면 배터리를 충전해 작동이 재개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SA는 지난 2004년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지구로부터 5억8천만km 떨어진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를 향해 우주선 로제타호를 쏘아 올렸다. 이후 긴 여정 끝에 탐사로봇인 필레가 지난 12일 성공적으로 착륙해 처음으로 혜성 표면 사진을 찍어 전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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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늘에 자리잡는 바람에 태양광 충전 방식 배터리 고갈 우려가 제기돼왔다. ESA는 필레가 태양광을 좀 더 받을 수 있도록 35도 회전시켰지만 결국 충전에 실패했다.

당초 필레는 혜성에 아미노산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었다. 지구 생명체의 기원이 외부에서 전달된 유기물질에 의해 시작됐다는 가설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혜성을 통해 들어왔을 것이라는 설이 우세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