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구축한 북미 최대 ESS 가동 시작

일반입력 :2014/09/25 07:12

이재운 기자

LG화학이 구축한 북미 최대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했다.

25일 LG화학은 자사가 구축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건카운티 소재 테하차피 풍력발전단지 모놀리스 변전소에서 32MWh 규모 ESS가 현지에서 임레 귝 에너지프로그램 본부장을 비롯한 미국 에너지성 관계자와 현지 최대 전력사업자 SCE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32MWh는 미국 현지의 100가구가 한 달 이상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GM의 전기차 볼트(Volt)를 충전시킬 경우 지구를 3바퀴(12만km) 이상 돌 수 있다. 사용된 배터리도 전기차 2100대 이상 분량으로 A4용지 2/3 크기인 개별 배터리 셀 60만개 이상이 탑재되었다.

새로 완공된 ESS는 날씨에 따라 불규칙적으로 생성되는 풍력발전의 전기를 모았다가 안정화시켜 전력망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LG화학은 이번 프로젝트 성공을 기반으로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ESS 전체를 직접 시공하는 구축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배터리 업계 최초로 북미에 대규모 ESS 전체를 직접 구축함으로써, 시공 능력은 물론 ESS 구축에 필요한 PCS(전력변환장치), SI(시스템통합)등의 업체 선정ž관리 능력 또한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ESS는 발전부터 전력망까지 전체를 구성할 수 있는 전력 관련 회사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왔으며, 배터리 업체는 이들이 수주한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정도로만 사업에 참여해 왔다. 그러나 LG화학은 높은 배터리 경쟁력과 그간의 여러 설치 경험을 통해 이번 ESS 구축에 성공해 사업영역 확대와 함께 ESS 시장에서의 입지도 강화했다.

일례로 LG화학은 이번 ESS 구축 시에 전력변환장치(PCS) 공급업체로 세계 최대 전력회사인 ABB를 선정했는데, ABB는 2010년에 스위스 전력회사의 ESS를 구축하면서 LG화학을 배터리 공급자로 선정했던 곳이다.

이 밖에 이 사업이 미국 정부기관인 에너지성 주도로 이뤄지는 국책사업이라는 점에서 향후 북미지역 추가 사업수주에 대한 가능성도 높였다는 평가다.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은 “이번 북미 최대 ESS 완공을 통해, 배터리를 넘어 새로운 시장을 향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다”며 “배터리 분야에서 확실한 세계 일등으로 올라서기 위한 도전의 발걸음은 어떠한 경영환경에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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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LG화학은 올해초 정관에 ‘ESS 설비 및 관련 제품의 제조’를 사업목적으로 추가했으며, 7월에는 국내 오창과 익산 공장에 설치한 국내최대인 30MWh 규모의 ESS도 가동을 시작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독일 최대 규모인 10.8MWh 규모 ESS 사업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네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ESS 시장은 2013년 16조원에서 오는 2020년 58조원 규모로 연평균 53%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