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HP, 합병 논의했다가 결렬"

일반입력 :2014/09/22 16:01    수정: 2014/09/22 16:36

부진의 늪에 빠진 EMC와 HP가 주주들의 압력으로 합병을 논의했었다는 소식에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MC가 주주들의 압력과 오랜 수장의 은퇴 가능성에 몰려 경쟁사와의 합병을 포함한 타개책을 고려 중이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조 투치 EMC 회장 겸 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2년 만 65세의 나이로 퇴임 가능성이 유력했지만 재선임됐고, 내년 2월까지는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현 EMC CEO는 지난 1월 임명된 데이빗 굴든이다.

WSJ 보도에 따르면 소식통은 EMC가 거의 1년 가까이 HP와 '간헐적으로(off-and-on)' 합병을 논의해 왔고, 그게 최근 종결됐다며 다만 HP와의 합병이라는 선택지를 EMC가 다시 꺼내들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EMC는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는 있지만 세계 스토리지 업계 1위 사업자로, 서버와 스토리지와 네트워크장비를 함께 공급하는 HP와는 경쟁 관계다. HP도 데이터센터 사업 부진으로 최근 실적이 저조한 상태였다.

투자자 입장에선 EMC가 HP와 합병을 성사시켰다면 업계는 이들이 그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받아들였을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외신들은 오히려 주주들이 EMC와 HP간의 통합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을 것이라는 진단도 전했다. 시가총액 1천300억달러대 공룡이 됐을 양사 합병 기업의 등장이 무산된 것도 역시 주주들의 뜻이었다는 얘기다.

일례로 기가옴은 합병된 기업에선 조 투치 EMC 회장이 합병 기업에서도 회장을, 멕 휘트먼 HP CEO가 CEO를 맡았을 것이라면서도 소식통에 따르면 양자간 협상은 이를 원치 않는 주주들의 우려로 무산됐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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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C가 인수 대상으로 고려한 경쟁사는 HP뿐이 아닐 수 있다. 또다른 데이터센터 장비 공급업체 델과도 최근 전면적인 합병이든 스토리지 사업의 부분 매각이든, 모종의 논의를 해 왔다는 게 WSJ 소식통의 언급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EMC와 HP는 WSJ 보도에 관한 공식 입장표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함께 거명된 델 쪽은 해당 사안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