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 직접 영업 없앤다

일반입력 :2014/08/18 15:19    수정: 2014/08/18 15:19

EMC가 고객과 직접 거래하는 '직접 영업'을 없애고 그 물량을 채널 파트너를 통한 '간접 영업'으로 전환해 나갈 방침이다.

영국 채널레지스터는 지난 15일 EMC가 '다이렉트익스프레스(DXP)'라 불리는 직접 영업용 견적 산출 시스템을 걷어낼 계획이라 밝혔다고 보도했다.

EMC 영업팀은 DXP 없이 견적을 산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직접 영업 폐지 수순을 밟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파트너들은 '채널익스프레스(CXP)'라는 시스템으로 견적을 산출하고 있다.

이 소식은 유럽 지역 안에서 그치지 않는다. 간접 영업과 직접 영업 운영을 병행해 온 한국EMC 측도 외신 보도와 유사한 시기 및 내용으로 채널 파트너 정책에 변화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18일 한국EMC 관계자는 EMC의 'DXP 걷어내기' 작업에 대해 관련 정책 변화는 본사 방침에 따라 한국 지역에도 적용되는 내용이고 이미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도입 시기나 취지도 특별히 다르지 않다고 언급했다.

EMC처럼 파트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IT업체들은 한 고객을 상대로 내부 조직과 파트너간의 영업 우선권에 대한 분쟁을 종종 치른다. 직접영업 체제에서 간접영업 방식으로 전환을 선언한 델 역시 진통을 겪고 있다.

양측 담당자 개인의 업무 실적과 직결되는 일이라 중재가 잘 되지 않는다. 따라서 EMC가 직접 영업을 정책적으로 축소하거나 폐지한다면, 채널 파트너들에겐 희소식이다.

실제로 EMC의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채널담당 임원 필립 포세는 DXP가 제거됨으로써 내부 영업조직과 지역별 서드파티 재판매 업체들간의 분쟁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부터 EMC의 매출구조상 파트너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간접 영업 비중이 많았지만, 이제 직접 영업을 아예 그만둠으로써 파트너들과의 마찰 가능성을 아예 없애겠다는 계산이다.

EMC의 정책은 직접 영업 비중이 높았던 중견중소기업(SMB) 고객 시장을 파트너들에게 개방, 간접 영업 방식으로 더 많은 서비스를 공급케 장려해 파트너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국EMC의 전체 매출에서 직접 영업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와 별개로 대형 고객사가 아닌 SMB 시장에 한국EMC의 지분이 높아질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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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레지스터 보도에 따르면 유럽서 EMC의 DXP 걷어내기는 연말까지 점진적으로 확대 시행된다. 이는 해당 변화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각 지역별 담당자들을 그에 맞게 교육시키기 위해서다.

EMC가 채널 파트너를 통해 얻는 간접영업 매출 비중은 회사가 지난해 4월 공개한 1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50%를 넘어섰다. 유럽 지역의 경우 지난해 채널 파트너를 통한 매출은 64%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