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작은 4K 디스플레이

델 UP2414Q 리뷰

일반입력 :2014/06/24 19:12

권봉석

델 UP2414Q(이하 UP2414Q)는 23.8인치 3840×2160 화소 패널을 단 4K 모니터다. 각도에 따라 변색이나 왜곡이 적은 IPS 패널을 썼고 패널에 빛이 반사되어 눈에 피로를 주지 않도록 저반사 코팅을 했다. HDMI 단자와 미니 디스플레이포트 단자, 디스플레이포트 단자 등 총 3개 입력단자를 갖췄고 USB 3.0 케이블을 연결하면 USB 허브와 메모리카드 리더 기능도 쓸 수 있다.

전문가용 모니터인 만큼 색공간 영역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고 따로 파는 캘리브레이션 킷을 이용하면 주위 조명이나 작업 환경에 맞춰 보다 정확한 색상을 표시하도록 캘리브레이션이 가능하다. 스탠드는 각도와 높낮이를 모두 조절할 수 있고 좌우 회전이 가능하다. 표시 방향을 가로나 세로 방향으로 돌리는 피봇 기능도 갖췄다. 스탠드 대신 베사 규격 지지대를 달면 벽걸이처럼 쓸 수도 있다. 패널 무게는 4.8kg이며 스탠드를 결합하면 약 8kg으로 무게가 늘어난다. 델 웹사이트에서 구입시 3년 패널 보증이 기본 적용되며 가격은 125만원 선.

830만 화소 왜곡없이 한 눈에…

QHD(2560×1440) 디스플레이가 책상 위 모니터를 벗어나 손안 스마트폰에서도 빛을 발하는 시대다. 하지만 QHD 디스플레이도 화소수로 계산해 보면 3백68만 화소밖에 안된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 한장 제대로 비춰볼 수 없는 셈이다. UP2414Q는 23.8인치 안에 풀HD보다 가로·세로 두 배 더 많은 3840×2160 화소를 넣었다. 전체 화면 모드에서 아이폰5s로 찍은 사진 한 장(8백30만 화소) 정도는 1:1로 볼 수 있다.

특히 OS X 10.9.3 이상을 쓰는 애플 맥미니·맥프로에 UP2414Q를 연결하면 네이티브 4K로 작동한다. 어도비 라이트룸이나 애퍼처, 파이널컷 프로 등 고해상도 사진·동영상 편집용 프로그램을 쓰면 메뉴나 아이콘, 글씨는 화소를 두 배 더 투입해서 선명하게 보여주고 사진이나 동영상은 1:1로 볼 수 있다. 결과물을 확대·축소에 따른 왜곡 없이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윈도 8.1에서는 200%로 DPI를 조정하면 되지만 OS X처럼 선명한 결과물은 즐길 수 없다.

의도했던 색상을 왜곡없이 보여준다

사진 작업이나 출판물 작업, 혹은 동영상 작업을 주로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디스플레이가 얼마나 색을 정확하게 표현하느냐다. LCD 디스플레이가 비교적 정확한 색을 비추게 되기 직전까지도 배불뚝이 CRT 모니터를 고집하던 사람들이 바로 전문가 집단이다. 내가 의도했던 색과 화면에 표시되는 색이 같았지만 종이에 출력하거나 TV에 비췄을 때 전혀 다른 색이 나오면 낭패다. 사진 밝기를 조정할 때도 자칫 잘못하면 하얗게 뜨거나 어두운 부분이 뭉개진 사진이 만들어질 수 있다.

UP2414Q는 공장에서 출하될 때 1차로 색보정(캘리브레이션)을 마친다. 일반적인 용도라면 밝기를 조절하는 감마값만 운영체제(윈도·OS X)에 맞게 설정한 후 초기 상태 그대로 써도 사진이나 동영상 원본에 충실한 결과물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색 표현 범위(색공간)를 어도비RGB와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sRGB 중 선택할 수 있어 이를 지원하는 DSLR 카메라나 4K 카메라가 있다면 보다 정확하게 색상을 일치시킬 수 있다. 그래도 더 정확한 색상을 얻고 싶다면 아이원디스플레이 프로 등 USB로 연결해 쓰는 색보정 주변기기와 소프트웨어를 따로 사서 정밀하게 보정하면 된다.

자유로운 각도 조절, 공간 확보에 편리

화면 크기 27인치 이상, 해상도 2K 이상 되는 모니터 중 30만원 내외 제품은 대부분 TV용으로 설계된 스탠드를 그대로 가져다 쓴다. 모니터 패널이 앞뒤로 쓰러지는 것을 막아주고 비교적 싼 값에 튼튼한 스탠드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높낮이 조절은 어렵다. 기껏해야 앞뒤로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전부이며 높낮이는 조절할 수 없다. 화면도 가로와 세로 마음대로 돌릴 수 없다.

UP2414Q는 화면 자유도에서는 지금까지 시장에 나와 있는 어떤 모니터보다 우수하다. 높낮이 조절은 기본이고 화면을 잡고 기울기를 조절해 색 왜곡이 없는 각도로 조절할 수 있다. 좌우 각도도 각각 45도씩 돌려서 조절할 수 있어 굳이 스탠드를 정면에 놔둘 필요가 없다. 책상 정면이 아니라 비스듬하게 앉아야 하는 환경에서도 공간 활용도가 넓어진다. 화면을 가로·세로로 돌릴 수 있는 피봇 기능도 기본이다. 포스터나 잡지 표지처럼 세로로 긴 결과물을 만드는 환경까지 커버한다.

결론 : 공간을 중시하는 프로를 위한 모니터

UP2414Q는 23.8인치 화면 안에 고해상도 패널을 넣어 4K 디스플레이의 표현력과 공간절약 효과를 동시에 노린 제품이다. 대부분의 4K 모니터가 27인치 이상인 현 상황에서 좁은 공간에서 4K 동영상을 편집해야 한다면 사실상 다른 선택지가 없다. 색재현도도 높고 모니터 색상과 작업한 출력물 색상을 맞추는 기능도 들어 있어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사전에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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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3.8인치에 불과한 공간에 4K 디스플레이 패널을 넣으면서 생기는 문제점도 분명히 있다. OS X는 운영체제 차원에서 화소를 두 배로 늘려 글자는 선명하게, 그림은 세밀하게 보여준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선명한 글자와 아이콘을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윈도 운영체제는 화면 해상도에 맞게 DPI를 조절하는 기능이 최신 버전인 윈도 8.1부터 본격적으로 들어가 있다. DPI를 200%로 늘려도 어도비 등 일부 4K 지원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글자나 아이콘이 여전히 작아 보인다. OS X를 주로 쓴다면 모를까, 윈도 운영체제를 주로 쓴다면 27인치 이상 제품을 고르는 게 작업 효율이나 피로도 면에서 아직까지 더 낫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