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난망 사업, SKT vs KT 양강구도

기술방식 LTE 유력…LGU+는 큰 관심 안 보여

일반입력 :2014/05/29 16:54    수정: 2014/06/01 17:35

정부가 속도를 내고 있는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사업(이하 재난망)’이 사실상 SK텔레콤 대 KT의 구도로 가는 양상이다.

앞서 추진이 보류된 재난망 사업에서는 ▲KT(Wibro) ▲KT파워텔(iDEN) ▲KTN(현 KT ENS)-케시디안(TETRA) ▲리노스-모토로라(TETRA) ▲SK텔레콤-텔트로닉스(Wibro+TETRA) 등 5곳에서 3종류의 기술방식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현재 논의되는 차세대 기술방식에서 와이브로(Wibro), 아이덴(iDEN), 테트라(TETRA) 등이 제외될 전망이어서 LTE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고, LG유플러스가 재난망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이 사업이 SK텔레콤 대 KT의 구도로 가지 않겠느냐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29일 미래창조과학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는 내주까지 10~20명에 이르는 전문가TF를 구성해 7월말까지 기술방식과 이에 필요한 주파수 확보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며, 안전행정부는 이것이 결정되면 연말까지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해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 재난망 기술방식, LTE 유일한 대안

일단, 미래부와 안행부는 기술방식과 이에 필요한 주파수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세부 계획이나 일정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재난망 사업이 11년이나 표류해 온 탓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는 분위기다. 또, 차세대 기술방식으로 LTE가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부정하지 않고 있다.

이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평가에서 아이덴이나 테트라, 와이브로가 시장규모 축소와 낮은 기술발전 가능성 등을 이유로 부적합 결론을 내린 탓에 사실상 대안이 LTE로 좁혀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성진 미래부 정보문화과장은 “내주까지 학계, 연구소, 제조사와 이통사 관계자 등 10~20명의 전문가TF를 구성해 7월말까지 기술방식과 검증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이후 세부 추진 일정은 안행부에서 ISP 계획이 나오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춘 안행부 재난안전본부 재난총괄과 서기관은 “아직 미래부에서 기술방식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ISP 세부 사업계획 진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이 결정되면 연말까지 발주, 물량 산정 등의 세부 계획을 확정해 내년 중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상용망이냐, 전용망 구축이냐

안행부는 과거 재난망을 새로 구축할 경우 필요한 주파수는 20MHz폭, 구축비용 7천억원, 운용비용으로 약 3천억원을 예상했다.

이동춘 서기관은 “과거 재난망 구축사업은 와이브로를 기준으로 했을 때 20MHz폭, 총 사업비용으로 1조원을 예상한 것”이라며 “하지만 미래부가 어떤 기술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주파수 대역폭과 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미래부가 LTE를 재난망 기술방식으로 낙점해도 사업비 규모나 구축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기존 상용망을 활용하느냐, 새로 망을 구축하느냐를 놓고 가장 큰 고민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기술방식을 결정하는데 가장 큰 고려사항이 사업비 규모였고 이번 사업에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됐다고 해도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새로 망을 구축하게 되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구축기간도 최소 2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용망을 구축하면 재난망으로만 활용하는 만큼 보안이나 안정성에서 더 우수하겠지만 상용망에서도 호를 분리 사용가능하기 때문에 큰 위협은 없다”며 “결국 경제성과 신속성에 대한 판단을 어떻게 하느냐가 결정을 좌우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 KT 참여방식도 관심거리

아울러, 업계에서는 KT가 과거 재난망 사업에 본사 외에도 계열사인 KT파워텔과 KTN이 참여했던 점을 들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수주전에 나설지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당시 KT는 와이브로 기술방식을, KT파워텔과 KTN은 각각 아이덴과 테트라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이번에 추진되는 재난망 사업이 사실상 LTE로 굳어지는 분위기여서 KTN을 제외하고 KT와 KT파워텔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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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업계에서는 지난 재난망 사업에는 불참했지만 기술방식이 LTE로 결정될 경우 LG유플러스의 참여 여부도 주목거리다. 일단 LG유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아직 회사 내에서는 재난망 사업과 관련해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7월 이후 구체적인 재난망 사업계획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LTE로 결정될 경우 이동통신3사가 재난망 사업 수주를 놓고 경쟁할 여지도 충분하다”며 “수익성을 따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LG유플러스도 참여를 고려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