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적으로 말하고 싶지?…익명 SNS 확산

일반입력 :2014/04/29 18:35    수정: 2014/04/30 08:24

황치규 기자

페이스북에 '좋아요'말고 '싫어요'라고 누를 수 있는 버튼이 생기면 어떨까?

마음 같아선 싫어요 100번 누르고 싶은 글이나 사진이 뜬다고 해도 막상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람사는 세상이다. 실제 생활에서는 물론이고 온라인에서도 이름걸고 편하게 말하기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그래서일까? 내가 누군지 드러내지 않으면서 하고싶은 말을 온라인 친구들에게 마음껏 할 수 있게 해주는 익명 기반 서비스들이 인기다.

시크릿이나 휘스퍼 등이 대표적이다. 휘스퍼나 스크릿은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개인 정보를 많이 공개하면서 쓰는 SNS과는 성격이 다르다. 익명이 정상이던 초창기 웹을 떠올리게 한다.

벤처 캐피털들도 이들 서비스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시크릿은 최근 1천만달러, 휘스퍼는 3천만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휘스퍼의 경우 투자를 받으면서 기업 가치를 2억달러로 인정받았고, 시크릿은 벌써부터 페이스북으로의 인수설에도 휩싸였다.

특히 시크릿은 미국을 넘어 다른 영어권 국가들로 서비스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영국,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미국 씨넷이 28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를 인용해 전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올해초 공개된 시크릿은 친구로 연결된 이들이 올리는 글을 페이스북과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있지만 누가 쓴 것인지는 알수가 없다. 사용자들에게 보여지는 콘텐츠는 모두 익명으로 노출된다. 비방하는 글을 쓸때, 사용자들에게 다시 한번 알려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익명이지만 책임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크릿에 올라온 포스트를 각종 SNS들에서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회원 가입은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가능하다. 전화 번호 제공은 옵션이다. 한국 전화번호는 입력이 안돼 이메일 주소만으로 스크릿 회원으로 가입해봤다. 앱을 여니 친구로 초대할 리스트가 뜬다. 동료에게 이메일 초대를 보냈더니, 시크릿 앱을 내려받으라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시크릿 사용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회사측이 아직 비공개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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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인기는 만만치 않은 것 같다. 4월에는 사용자가 몰리다보니 서비스가 중단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아직은 iOS 버전으로만 제공되는 것을 감안하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시크릿 사용자 규모는 앞으로 더욱 큰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iOS를 넘어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중이다.2012년 설립된 휘스퍼도 스크릿과 마찬가지로 익명으로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게 한다. 글을 올리면 다른 사람들이 보고 댓글도 달 수 있다. 인터페이스는 스크릿과는 달라 보인다. 스크릿은 페이스북 뉴스피드 스타일, 휘스퍼는 플립보드 스타일같다. 휘스퍼는 익명으로된 포스팅 중, 인기, 최신, 휘스퍼 담당자가 큐레이션한 콘텐츠 목록을 따로따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