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명예퇴직 오늘 마감…분위기 뒤숭숭

오후 6시까지 접수…영업재개 대비 조기 종료

일반입력 :2014/04/21 10:40    수정: 2014/04/21 14:34

정윤희 기자

KT 특별 명예퇴직 접수가 21일 오후 18시에 마감된다. 당초 24일로 예정됐던 마감일을 3일이나 앞당겼다. KT는 조기 마감의 이유로 오는 27일 영업재개를 앞두고 빠른 시일 내 명예퇴직을 마무리하고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서를 들었다.

접수 종료시점이 앞당겨지면서 인사위원회 심의도 기존 25일에서 23일로 당겨졌다. 다만 퇴직 발령은 기존과 동일하게 30일에 진행되며, 근속기간 및 정년 잔여기간에 따라 명예퇴직금을 지급받는 등의 처우는 같다.

KT 내부는 뒤숭숭하다. 명예퇴직 실시에 대한 후폭풍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명예퇴직 대상자는 근속 15년 이상 직원으로 약 2만3천여명, 전체 KT 직원의 약 70% 정도가 해당된다. 지난 2009년 명예퇴직 당시에는 약 6천여명에 이르는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직원들은 비대해진 몸집을 줄이는 작업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다. 여기에 회사가 명예퇴직을 사실상 강요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더욱 착잡해졌다. 일부에서는 젊은 직원들과 장기근속자들 사이의 마찰음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KT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명예퇴직 대상자도 그렇고 주변 동료 직원들도 그렇고 모두가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며 “매일 누가 신청했다더라, 누구도 신청했다더라하는 얘기가 떠돌면서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구조조정의 주요 타깃인 유선부문은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새노조를 중심으로 부서별 명예퇴직 인력 할당, 대상자에 짐을 싸기 위한 박스 지급, 지방발령 압박을 가했다는 등의 얘기가 나오면서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눈치다.

또 다른 KT 직원은 “오자마자 ‘1등 KT’ 외에는 명확한 비전제시도 없이 직원들 잘라내는 것이 그 유명한 ‘황의 법칙’이냐”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앞으로 더욱더 급속한 삼성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들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KT 안팎에서는 약 4천여명 이상의 직원들이 명예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접수 마지막 날에 신청이 몰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청자가 예상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이 직원은 “정확히 몇 명이 신청했는지 여부는 아직까지 짐작할 수 없지만 접수 마감이 다가오면서 대체로 마무리 되가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관련기사

일각에서는 사측이 명예퇴직이 마무리된 이후 직원들을 달래기 위한 복지혜택을 늘리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자녀 학자금 지원은 축소됐지만 명예퇴직으로 인건비를 줄이는 만큼 어느 정도 복지혜택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KT 한 직원은 “자녀 학자금 지원이 대폭 축소된 만큼, 다른 방향으로 실질적인 금전적 혜택을 주는 정책이 나오기만을 바라고 있다”며 “현재 KT 노동조합에서 진행 중인 조합원 자녀에 대한 무료 e-러닝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늘어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