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서버, 더이상 '작은시장' 아니다"

일반입력 :2014/04/21 10:49    수정: 2014/04/21 15:57

마이크로서버가 데이터센터에서 웹서비스같은 제한적 용도를 넘어 범용 애플리케이션 인프라로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 지디넷은 20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인텔과 ARM 프로세서를 탑재한 마이크로서버가 15년전부터 서버 플랫폼 세계에 확산된 리눅스와 다른 오픈소스 기술처럼 데이터센터 업계에 자연스럽게 뿌리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마이크로서버는 웹콘텐츠 서버 시스템같은 특정 분야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 일반 엔터프라이즈 서버처럼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돌리는 '다목적컴퓨팅' 장비로 도입된 사례는 흔치 않다.

하지만 래리 디그넌 미국 지디넷 편집장은 마이크로서버가 일반 서버 시스템의 역할을 빼앗진 않겠지만 새로운 컴퓨팅 업무가 마이크로서버 역할에 대한 기존 공식을 깨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로 서버에서 돌아가는 워크로드 범위는 확대되는 추세다. 이달초 영국 지디넷도 마이크로서버 시장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지디넷에 따르면 마이크로서버의 초기 역할은 비교적 중앙처리장치(CPU)에 부담이 적은 정적 웹서비스같은 업무에 머물렀다. 최근에는 저전력CPU가 늘어난 메모리 용량, 64비트 프로세싱을 지원하면서 에이잭스(AJAX) 서비스같은 동적 웹 콘텐츠 처리, 데스크톱 호스팅, 통신사 디지털시그널프로세싱(DSP) 등 다양한 업무에도 투입되고 있다.

페이스북 하드웨어 디자인 총괄 담당자인 프랭크 프란코브스키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사장은 지난 1월 ARM프로세서가 마이크로서버의 물결을 타고 데이터센터를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사실 당시 6개월~1년 이내에 자신의 예언이 실현되리라 본 프란코브스키 사장의 발언은 너무 낙관적인 것이었다. 이후 3개월이 지난 현재 ARM기반 마이크로서버 시장은 대세로 급부상하진 못한 상황이다.

디그넌 편집장은 프란코브스키 사장 관측대로 데이터센터 시장 판도가 바뀌려면 적어도 몇 년은 걸릴 거라 봤다. 그러나 변화 자체는 필연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마이크로서버 관련 조사 보고서에 나온 2가지 그래프를 인용했다. 하나는 IT담당자들에게 향후 12개월 이내 마이크로 서버 도입 계획을, 다른 하나는 당장 마이크로서버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물은 것이다.

12개월 이내 도입 의향에는 고려한 적 없다(47%), 검토중이지만 사지 않았다(33%), 테스트 환경에 도입했다(10%), 실제 운영환경에 도입했다(5%), 테스트 및 실제 운영환경에 도입했다(5%) 등 답변이 나왔다.

사용하지 않고 있는 이유로는 기존 서버를 쓰는게 나아서(45%), I/O와 성능 제약 때문(28%), 고성능PC를 쓰는 게 나아서(21%), 주요 업무용 폼팩터로 쓰기에 안심할 수 없어서(21%), 예산에 문제가 없어서(10%), 지원가능성 때문(10%), 보안 때문(5%), 기타(29%) 항목 등 답변이 나왔다.

향후 마이크로 서버가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된다면, 일반 서버에서는 비용 효율이 뛰어나지 않았던 업무에 특화된 시스템이 확산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영국 지디넷의 닉 히스 수석기자는 디그넌이 인용한 보고서를 통해 마이크로서버가 클러스터에서 돌릴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 업무나 빅데이터분석같은 병렬 처리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워크로드 유형을 다양화할 수 있다며 마이크로서버는 DSP같은 고비용 독점기술에 묶여야 했던 특정 업무를 실행하는 대안 플랫폼이 될 수 있고, 마이크로서버에 꽂히는 저전력 칩셋 성능의 향상으로 실행 가능한 업무가 더 늘어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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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과거 인텔은 마이크로서버를 '작은 시장'이라 평가하며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인텔의 CPU 단가체계상 마이크로서버용 제품은 PC가격 수준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2년새 HP의 문샷프로젝트 2세대 제품을 위한 64비트 아톰 프로세서 '센터톤''아보톤'을 상용화하며 ARM과 AMD 진영 움직임에 대비하고 있다.

한때 인텔의 라이벌이라 불리던 AMD는 x86 서버용 프로세서 시장에서 대패한 뒤 전열을 추스르고 있다. 지난 17일 2014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마이크로서버 시장을 겨냥한 옵테론A1100 시리즈, 코드명 '시애틀'을 소개했다. 이는 28nm 공정 기반 AMD의 첫 64비트 ARM기반 서버용 프로세서로 올 4분기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