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실적은 뚝뚝…이석채, 연봉만 29억7천

일반입력 :2014/04/01 11:59    수정: 2014/04/01 15:54

정윤희 기자

지난해 이동통신3사 최고경영자(CEO) 중 가장 많은 보수를 챙긴 것은 KT로 나타났다. 최근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데다 직원 평균 연봉이 3사 중 가장 적은 점을 감안하면 업계 안팎의 눈총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반면, 지난해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한 SK텔레콤은 CEO 연봉이 3사 중 제일 적었다.

31일 통신3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횡령 및 배임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사임한 이석채 KT 전 회장이 29억7천900만원의 연봉을 받아 ‘통신 연봉킹’에 올랐다.

이석채 전 회장의 연봉은 급여 4억7천600만원, 상여 13억3천900만원, 복리후생 1천100만원이 더해진 금액이다. 여기에 퇴직금(이사 임기 59개월간 누적 금액) 11억5천300만원이 추가됐다. 이 전 회장은 퇴직금을 제외하고도 18억2천600만원을 기록, 통신3사 CEO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2위에 오른 이상철 부회장은 지난해 급여 11억2천800만원, 상여금 5억4천600만원 등 총 16억7천400만원을 받았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급여 6억3천500만원과 성과급 6억3천100만원을 합쳐 12억6천600만원으로 가장 적은 금액을 받았다.

KT는 CEO를 제외한 등기임원들도 고액 연봉을 받았다. 표현명 KT렌탈 대표(전 T&C부문 사장)는 지난해 8억9천만원의 연봉을 받았고 김일영 전 코퍼레이트센터장 사장도 7억6천800만원을 챙겼다.

이상훈 전 G&E부문 사장(전 사내이사)의 경우 퇴직금(이사 임기 49개월간 누적 금액) 3억6천400만원이 포함된 9억6천600만원을 받았다.

해당 연봉은 2012년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지급받은 금액이다. 올해부터 각 기업들은 사업보고서에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5억원이 넘는 등기이사 보수 및 세부 내역을 수록해야 한다.

KT의 경우 정작 2012년과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점을 감안하면 등기 임원들이 ‘연봉 잔치’를 벌였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KT 직원의 평균 급여가 3사 중 가장 적은 수준인 6천200만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KT 직원 수는 3만2천451명으로 통신사 중 가장 많다.

지난 2012년 KT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8% 늘어난 23조7천90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30.6% 감소한 1조2천138억원, 당기순이익은 23.5% 줄어든 1조1천1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늘어난 것도 BC카드, KT렌탈 등 비통신 분야 그룹사 선전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에는 더욱 심각했다. KT는 지난해 매출 23조8천106억원, 영업이익 8천393억원, 당기순손실 60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무선 통신부문이 부진하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30.6% 줄고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반대로 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SK텔레콤이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전체 직원 4천192명이 총 4천714억원의 급여를 받아 평균 1억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CEO를 제외한 등기임원 중에서는 지동섭 전략기획부문장에게 5억9천400만원을 지급했다.

SK텔레콤의 지난 2012년 매출은 2.3% 늘어난 16조3천6억원, 영업이익은 23.3% 감소한 1조7천602억원, 순이익은 29.5% 줄어든 1조1천157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또 지난해에는 매출액 16조6천21억원, 영업이익 2조111억원, 당기순이익 1조6천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9%, 영업이익 16.2%, 당기순이익은 44.3% 증가한 호실적이다.

총 6천780명이 근무하는 LG유플러스 평균 급여는 7천100만원이다. CEO를 제외한 등기임원 중에서는 신용삼 경영관리총괄 사장에게 총 9억7천700만원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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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지난 2012년 매출은 전년 대비 18.7% 성장한 10조9천46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4.6% 감소한 1천268억원을 기록했다. 또 59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5% 증가한 11조4천503억원, 영업이익은 327.7% 늘어난 5천421억원,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해 2천794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지난해 LTE 가입자 확보 등의 실적을 치하하는 차원에서 전 직원에게 등급에 따라 기본급의 200~350%를 성과급으로 지급키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