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대우 3형제’ TV 시장서 격돌

일반입력 :2014/02/24 15:30    수정: 2014/02/24 15:31

이재운 기자

‘대우’ 브랜드를 사용하는 가전 3사가 TV 시장에서 만난다. 대우루컴즈, 대우디스플레이에 이어 동부대우전자가 풀HD급 TV를 출시하며 보급형 시장에서 옛 대우의 가전 형제간 경쟁이 벌어지게 됐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는 6월을 전후해 TV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당초 상반기 내 출시할 예정이었다가 6~7월경으로 시기가 조절된 가운데 과거 분사했던 '동생 회사들'과 TV 시장에서 피할 수 없는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이에 앞서 대우디스플레이, 대우루컴즈는 LED TV를 출시했다.

대우전자의 TV 사업부였던 대우디스플레이는 최근 하이마트를 통해 50인치 LED TV를 70만원대에 선보이는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모니터 사업부였던 대우루컴즈는 40인치 LED TV를 40만원대에 선보이는 할인 행사로 국내 시장을 공략했다. 양사 모두 준비한 수량이 금새 판매되는 등 대우 브랜드의 인기를 입증했다.맏형격인 동부대우전자도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동부대우전자 등에 따르면 TV 시장 재진출은 동부그룹 편입 이후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는 측면과 더불어 해외 거래선들의 요청이 먼저 있어 검토되기 시작했다.

남미와 유럽 등지에서 여전히 가치가 높은 ‘대우’ 브랜드를 부착한 TV를 출시하면 기존 사업군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이라는 현지 반응에 의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풀HD는 물론 UHD TV도 패널 공급사가 다양하기 때문에 저가 보급형으로 출시할 경우 급성장 중인 신흥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 1999년 IMF 여파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전자도 사업부 매각 등 구조조정을 겪었다. 이때 분리된 TV사업부는 현재의 ‘대우디스플레이’로, 모니터사업부는 PC를 제조하던 대우컴퓨터와 합쳐 ‘대우루컴즈’로 각각 독립했다.

대우전자는 이후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사명을 바꾸고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진행한 끝에 지난해 2월 동부그룹에 인수돼 ‘동부대우전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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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 편입 후 실적과 수익구조를 개선하며 10년간 동결됐던 임금이 지난해 드디어 인상됐고 5년만에 신입사원 공채를 재개하고 연구개발(R&D) 조직도 확대하는 등 재도약 기반을 다지고 있다. 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동부하이텍을 매각해야 할 정도의 위기 상황에 처한 후 새로운 전자 계열사로의 간판 역할을 해야한다는 책임감까지 부여됐다.두 동생 회사들은 맏형과의 TV시장 경쟁이 불가피하다. 대우디스플레이는 하이마트 유통망에 집중을, 대우루컴즈는 ‘루컴즈’ 브랜드를 더 강조하며 가정용 보급형 시장과 노래방 기기용 모니터 등 틈새 시장 공략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 브랜드는 남미시장에서 삼성이나 LG보다도 더 유명세를 타는 등 아직도 가치가 높은 브랜드”라며 “맏형 격인 동부대우전자가 우선 해외부터 공략할 것으로 보이고 전 세계에서 대우 브랜드를 단 TV가 선보이면서 소비자 사이에 다소 혼란이 생길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