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블랙프라이데이 TV "안 팔려요"

일반입력 :2013/12/03 09:43    수정: 2013/12/03 10:30

정현정 기자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는 TV가 예년만큼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경기 불황에다 TV 시장 포화, 태블릿의 인기가 겹치면서 블랙프라이데이 세일도 힘을 받지 못한 분위기다.

3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북미 TV 담당 연구원인 폴 가뇽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샌디에이고 인근 할인 매장 몇 곳을 탐방한 결과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TV 판매가 예년에 비해 저조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베스트바이의 주력상품은 499달러(약 52만9천원)짜리 LG전자 55인치 TV와 999달러(약 105달러)에 판매된 65인치 삼성전자 TV였다. 샌디에이고 베스트바이에는 전국에서 가장 붐비는 매장 중에 하나지만 금요일 아침까지 두 제품의 재고가 여전히 쌓여있는 것이 목격됐다. 대신 베스트바이의 쇼핑객들은 주로 태블릿, 노트북, 스마트폰 코너에 몰렸다.

파격적인 할인가를 들고 나온 소형 TV는 비교적 인기가 높았다. 가장 낮은 가격을 들고 나온 곳은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로 일본 푸나이(Funai) 32인치 TV를 단돈 98달러(약 10만3천원)에, 50인치 제품은 288달러(약 30만5천원)에 판매했다. 두 제품은 행사를 시작한지 몇 분만에 동이났다.

대신 대형 TV 제품의 인기는 시들했다. 지난해 월마트의 인기 상품 중 하나는 688달러에 내놓은 비지오의 60인치 제품이었다. 올해 월마트는 또다른 60인치 제품을 같은 가격에 판매했지만 금요일 오전까지 일부 매장에 재고가 남아있었다. 999달러에 판매한 비지오 70인치 제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월마트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연휴에 총 200만대의 TV를 판매했다고 발표했지만 디스플레이서치는 매장 직원들의 말을 인용해 올해 TV 쇼핑 열기가 지난해에 비해 그다지 열기가 뜨겁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다른 할인매장인 타겟에서는 229달러짜리 엘리먼트 50인치 TV가 빠르게 매진됐지만 매장별로 20~30대의 한정 수량만을 판매한 영향이 컸다. 오히려 아이패드 미니 할인 코너에 쇼핑객들의 줄이 길게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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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가뇽 디스플레이서치 연구원은 평판TV는 지난 몇 년 간 블랙프라이데이 필수 쇼핑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TV 교체주기가 7~8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대부분의 소비자들의 평판TV 구매 연한이 3년 이하로 짧아 지금 당장은 TV를 구매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작은 사이즈의 침실용 TV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들도 대신 다양한 기능을 갖춘 태블릿을 구매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꾸고 있다면서 블랙프라이데이에 소비자들은 마음을 잡는 것은 공격적인 할인 없이는 힘들어보인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