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스택 생태계, '데브옵스'가 뜨는 이유

일반입력 :2013/11/07 17:24    수정: 2013/11/08 01:04

아시아지역에서 최초로 열린 오픈스택서밋홍콩 현장에선 데브옵스가 강조되는 장면이 여기저기서 연출됐다.

데브옵스는 IT조직을 개발과 운영으로 구분하지 않고, 모든 구성원이 협업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한 조직운영 접근법이다. 개발과 운영 조직 간 분쟁을 해소하고,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게 해주는 해법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개발은 신속하고 민첩한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며, 운영은 안정성과 품질에 관심을 갖는다. 완전히 상반된 관심사를 가진 두 집단이 갈등하는 건 당연하다. 문제를 풀려면 물리적으로 조직을 통합하거나, 두 조직 간 협업을 조율하는 관리자가 존재하는 게 널리 거론되는 방식이다.

지난 5일부터 개막한 오픈스택서밋홍콩 컨퍼런스에 참석한 주요 스폰서 기업들은 오픈스택 환경에서 관리자동화를 위한 자체적인 도구를 강조했다.

델의 크로우바, 캐노니컬과 우분투재단 주주(JUJU), 레드햇 클라우드폼즈 3.0, HP와 IBM이 제공한 오픈스택용 오케스트레이션 도구가 주목을 끌었다. 퍼펫, 셰프 같은 오픈소스 SW도 부각됐다.

솔루션 개발 회사나 조직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오픈스택의 관리 편의성을 언급했다. 오픈스택 배포판 최신버전인 하바나 역시 히트(Heat)란 새 기능을 장착했다. 히트는 오케스트레이션 기능의 확장을 의미한다.

하바나에 탑재된 히트는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적용하는데 필요한 리소스를 미리 정리해뒀다가 필요한 상황에 따라 즉시 사용하도록 하는 템플릿 서비스를 제공한다.

레드햇이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인 ‘트리플오(TripleO)’도 유사한 개념이다. 애플리케이션 구축과 배포에 따라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를 자동으로 배분해 프라이빗 환경으로 넘겨주는 기술이다.

하나같이 운영자를 위한 도구들이다. 이것은 오픈스택을 둘러싼 현재 상황을 반영한다.

지난 3년간 오픈스택은 개발자의 전유물이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답게 급속도로 많은 개발자 우군을 확보했고, 생태계 규모는 날로 커졌다. 가상서버(노바)와 오브젝트 스토리지(스위프트) 등 단 두개에 불과했던 오픈스택 구성요소는 9개 주요 요소를 포함한 SW 플랫폼이 됐다.

4월 그리즐리 배포판부터 오픈스택 클라우드 관리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가상서버 인스턴스 생성, 배포, 제어관리가 노바에서 분리되고, 구성요소가 다양해지면서 그를 통합관리하는 도구가 등장했다.

대시보드(호라이즌), 아이덴티티서비스(키스톤), 이미지서비스(글랜스) 등에 미터링(실로미터), 오케스트레이션(히트)과 같은 요소는 실제 오픈스택 환경에서 운영 편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도입됐다.

오픈스택을 비롯한 오픈소스SW는 개발자와 사용자가 구분되는 상황속에 발전해왔다. 그러나 수년 사이 구글,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서비스 업체가 만든 인프라 기술이 오픈소스 진영에 투입되며 개발자와 사용자로 구분하는 것이 모호해졌다.

특히 오픈스택의 경우 빠른 시간 안에 사용자 활용사례가 나왔다. 개발과 사용이 구분되지 않고 동시에 진행됐다.

이런 상황은 IT운영조직을 심각한 고민에 빠뜨렸다. 예전처럼 개발과 운영조직을 별도로 구성할 경우 신기술 개발속도를 운영조직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마크 콜리어 오픈스택재단 운영책임자(COO)는 “데브옵스는 회사가 그동안 해왔던 새로운 것에 적응해가는 방식, 문화의 변화다”라고 잘라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피터 정 델 아태일본(APJ) 엔터프라이즈그룹 솔루션 아키텍트는 “개발자들이 열심히 만들어도, 오픈스택 배포판이 나올 때 업그레이드 이슈가 운영조직을 힘들게 한다”라며 “데브옵스와 관리 자동화를 위한 오케스트레이션이 오픈스택에서 주목받는 건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스택처럼 완성되지 않고, 계속 발전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주요 버전 업데이트 떄마다 업그레이드 시 호환성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개발자 조직이 새로운 버전으로 개발한 서비스가 실제 운영 시스템에 적용되기 어려운 현상을 초래한다. 마이그레이션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무엇보다 개발부터 실제 적용까지 딜리버리 시간이 오래 걸린다.

데브옵스는 사실 어떤 물리적 조치만을 지칭한 게 아니다. 오픈스택이 데브옵스를 강조하고 나서는 것도 조직통합을 거론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오픈스택서밋홍콩에서 관심을 끌었던 사용 사례의 주인공은 워크데이와 페이팔이었다. 워크데이는 아마존웹서비스에서 오픈스택으로 옮긴 경우고, 페이팔은 VM웨어에서 오픈스택으로 옮긴 경우다.

그런데 두 회사 발표자 모두 민첩성과 협업, 소통, 그리고 규모와 초점을 언급했다. 페이팔의 조나단 피카드 클라우드인프라스트럭처엔지니어링 매니저는 개개인 수준에서 민첩성이 중요했다라며 애자일 방법론은 페이팔 클라우드 조직의 지속적인 성공에 민감한 문제였다고 말했다.

개발과 운영 조직간 긴밀한 협업을 기본전제로 하는 애자일 개발 방법론에서 고정된 기존 인프라는 변화에 둔감할 수밖에 없다고 여겼다는 게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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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데이의 카민 리미 클라우드엔지니어링 디렉터는 오픈스택을 선택하기에 앞서 OS, 가상화, 네트워크, 프로비저닝, 배포 등 수많은 선택해야 할 것들이 있었다라며 일단 작은 팀으로 조직을 꾸리고 네트워크란 분야로 초점을 좁혀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을 취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네트워킹, 컴퓨트, 스토리지, PaaS 등을 차례로 수개월씩 작업해나가는 프로세스를 거쳤고, 좁게, 그리고 집중적으로 일단 시작해 성공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