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귀를 잡아라, 음원업계 고음질 전쟁

일반입력 :2013/10/10 08:31    수정: 2013/10/10 11:56

손경호 기자

사용자들의 까다로워진 '황금귀'를 사로 잡기 위해 음원업계에서는 고품질 음원 전쟁이 치열하다. 기존에는 콘텐츠 업계에서 HD급 고화질 영상에 대한 경쟁을 벌였다면 현재는 고음질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가 이어폰, 헤드폰 등이 유행을 타고 있는데다가 LTE망의 대중화로 더 고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이동통신환경이 갖춰진 것 등이 배경에 있다.

10일 엠넷닷컴, 멜론, 네이버 뮤직, KT 지니, 아이리버 등 음원 서비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음질 수요에 따른 트렌드에 맞춰 기존보다 훨신 높은 수준의 온라인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품질 음원, 뭐가 있나

먼저 엠넷닷컴은 지난 4월 고화질 HD영상과 스튜디오 원음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HD뮤직 2.0'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에서 320kbps 전송률의 고음질 음원을 서비스했던 'HD뮤직'의 업그레이드 버젼이다. 이 중 '스튜디오 마스터'라는 서비스는 초고음질 음원인 'MAQ(MAstered Quality sound)'를 통해 192kHz/24bit로 실제 스튜디오에서 원음을 들은 것과 같은 생동감을 재현한다고 엠넷닷컴측은 설명했다. 또한 CD음질의 'CDQ(Compact Disc Quality Sound)'로 생생한 음질을 제공한다.

멜론은 '원음 전용관 서비스'을 통해 PC와 모바일에서 고음질 음원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멜론 원음 전용관은 음원에서 음질의 손실이 거의 없어 무손실 음원으로 불리는 '플랙(FLAC, Free lossless audio codec)' 파일을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이를 통해 가요, 팝, 재즈 등 CD급의 고음질을 원음 그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네이버 뮤직에서는 '마스터링 HD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역시 뮤지션들이 스튜디오에서 마스터링한 음악을 음질의 손실 없이 디지털로 구현한 것으로 엠넷닷컴의 MAQ와 마찬가지로 192kHz/24bit 음원을 서비스 하고 있다. CD에 비해 정보량이 6.5배 많은 마스터링 HD 음원은 이용자들에게 음악을 보다 세밀하고 풍부하게 전달한다.

KT 지니는 지난 8월말부터 'HQS'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역시 플랙 음원으로 96kHz/24bit 이상의 음질을 자랑한다. 지니 이용자들은 온라인 웹사이트에서 HQS 음원을 다운로드받아 아이리버 등 전용 MP3 플레이어를 통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고품질 음원 업계에서 아이리버는 기존 플랙 음원과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이 회사의 음원 전문 사이트 '그루버스'를 통해 제공되고 있는 'DSD(Direct Stream Digital) 음원'은 고음질 음원 앨범인 'SACD(Super Audio Compact Disc)'에서 사용되는 디지털 오디오 기록 포맷이다. 기존 아날로그 오디오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할 때 CD는 44.1kHz의 샘플링 레이트로 기록하는데 비해 DSD는 그의 64배인 2.8224MHz까지 나누어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다. 음악신호의 대부분을 재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려운 음원 스펙, 비트/샘플링 레이트 뭐길래...

음원은 크게 비트 레이트(Bit rate), 샘플링 레이트 등의 용어가 사용된다. 비트 레이트는 음의 높낮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최강음과 최약음이 오가는 변화를 얼마나 충실히 구현할 수 있는가를 나타낸다. 쉽게 말해 초당 전송이 가능한 소리 용량이 얼마인가를 나타낸다. 음원에 따라 CDQ는 16bit, MAQ는 24bit의 비트 레이트를 가졌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급격한 소리 변화에서도 자연스러운 소리를 재생할 수 있다.

샘플링 레이트는 아날로그로 된 음원은 디지털 정보로 저장하기 위해 여러 개의 조각을 낸 정보를 1초 동안 얼마나 담을 수 있는 지를 나타낸다. 샘플링 레이트가 192khz라면 1초마다 192000개의 샘플을 집어넣는 것을 말한다. 같은 소리를 더 많은 점으로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수치가 높을수록 실제 원음에 가까운 음질을 들려준다. 비트레이트는 음원의 변화하는 폭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샘플링 레이트는 음원의 해상력, 정보력 등과 관련된다.

CJ E&M 스마트미디어사업본부 임양균 스마트엠넷사업팀장은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높아진 이용자들의 '귀높이'로 고음질 음원에 대한 요구와 수요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형식의 고음질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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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 관계자는 라이브나 클래식 등과 같이 미세한 소리 차이가 중요한 음원의 경우 고품질 음원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디지털 음악시장의 동향 및 주요 이슈’에 따르면, 2012년 디지털 음원시장의 규모는 77억 달러로 전체 음악시장의 15% 수준이었으나,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해 2016년에는 글로벌 전체 음악시장의 4분의 1에 달하는 1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