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톡 못써 손해”…SKT·KT에 손배소

일반입력 :2013/09/30 18:29

정윤희 기자

시민단체가 저가 요금제에서 보이스톡 등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를 제한한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사단법인 오픈넷, 진보네트워크센터 및 참여연대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정거래법 상 거래상 지위남용행위 중 불이익제공 금지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SK텔레콤, KT에 대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고 30일 밝혔다.

소송 참여자는 SK텔레콤, KT 3~4만원대의 저가요금제에 가입한 소비자 16인이다. 소송대리인은 법무법인 이공이며 담당변호사는 박진석 변호사 외 4인이다. 현재 SK텔레콤, KT는 3G 5만4천원대, LTE 5만2천원대 이상 요금제에서만 제한적으로 m-VoIP를 허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저가요금제에도 m-VoIP를 허용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이동통신사가 이용자가 구매한 데이터를 저가요금제라는 이유만으로 m-VoIP 서비스에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상 거래상 지위남용행위 중 불이익제공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해당 이동통신사는 이용자에게 그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3~4만 원대 요금제를 사용하는 원고들은 m-VoIP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음성통화 또는 영상통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몇 배나 많은 요금을 내야 하는 손해를 입게 된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m-VoIP 사업자들이 제시하는 데이터 소모율은 분당 약 0.4~0.6MB 정도인데,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약 24~36MB 정도다. 이를 요금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약 1천224~1천836원 수준이다.

반면 이통사의 음성통화 요금은 초당 1.8원이고,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약 6천480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때문에 m-VoIP가 아닌 음성통화를 이용할 경우 약 4~5배 높은 요금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m-VoIP를 국제전화에 이용할 경우 손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제전화 이용요금이 가장 싼 미국(1분당 100~200원)을 예로 들면, 음성통화 서비스 요금(시간당 약 6천480원)과 함께 국제전화 이용요금(시간당 6천~1만2천원)까지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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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린 m-VoIP 차단 판단은 인터넷에 내재한 개방성과 이를 무시한 대기업들의 소비자 이익 저해 행태의 심각성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통하여 법원에 의해 m-VoIP 차단행위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7월 이통사들이 저가 요금제에도 m-VoIP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사용량 제한이 소비자 편익을 크게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