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전자책, 10만부 시대 열렸다"

일반입력 :2013/09/26 12:42    수정: 2013/09/26 13:50

남혜현 기자

유료 전자책 시장이 커진다. 누적 판매 10만부에 매출 10억원을 넘는 콘텐츠가 생겼다. 전문가들은 올해 전자책 시장이 지난해 대비 두 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료 전자책 시장이 '단권 10만부' 시대에 돌입했다. 베스트셀러를 중심으로, 유료 전자책 시장의 성장 포인트를 찾았단 분석도 나온다.

포문은 지난해 시공사가 펴낸 <50가지 그림자(그레이의 그림자)> 시리즈가 열었다. 총 6권으로 출판된 50가지 시리즈 누적 판매량은 이달 기준 약 13만부다. 신간 정가가 권 당 8천400원임을 감안하면 총 매출이 10억원에 달한다.

시공사 조근형 팀장은 50가지 그림자가 내년 8월 영화로 개봉 될 예정으로, 최근 캐스팅이 완료됐다라며 영화화 되는 것에 더불어 50가지 그림자 시리즈 인기는 내년까지 꾸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시리즈>는 종이책보다 전자책 성적이 더 좋았다. 전집과 단권 판매를 모두 포함한 전자책 다운로드 수가 10만건을 넘어서며 매출 10억원을 기록했다.

세계문학시리즈를 전자책으로 만든 북잼은, <닥치고 정치> <식객> <열혈강호> 등을 잇달아 성공시킨 앱북 업체다. 닥치고 정치는 3만7천부, 식객은 총 4만부가 팔렸다. 인기 만화 열혈강호는 총 18만부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조한열 북잼 대표는 종이책 베스트셀러가 전자책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두 부문이 동기화 되어가고 있다라며 합리적 독자가 늘어 전자책도 성장하고 있지만, 이 시장이 더 커지려면 전자책과 종이책을 아우르는 출판계가 함께 살아나야 한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국내서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는 전자책도 있다. 퍼블스튜디오가 만든 <옆집 아이>는 2011년 발간된 이후 총 5만부가 다운로드 됐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판매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큰 성과다. 매출의 절반은 미국서 나왔다.

이해원 퍼블스튜디오 대표는 옆집 아이가 미국서 괜찮은 판매세를 보였다라며 영유아, 어린이 시장서 중국이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여 해당 시장을 겨냥한 앱북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기 영화의 원작이나 관련 키워드의 콘텐츠도 전자책으로 잘 나간다. 추석 기간 누적 관객수 350만명을 기록한 영화 <관상>의 인기 덕에 허영만 화백이 그린 <꼴>의 판매 부수도 늘었다.

정은선 위즈덤하우스 분사장은 영화 관상과 맞물려 전자책과 앱북, 종이책 판매량이 모두 동반상승했다라며 리디북스 등 유통서점에서 관상과 꼴의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한 결과 큰 호응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하반기 기대작들도 있다. '그레이'로 자신감을 얻은 시공사는 최근 SF의 거장 리들리스콧 감독이 영화 판권을 사들인 <울(Wool)>을 전자책으로 출판했다. 총 5부작인 '울'을 한 부씩 매주 월요일 소개한다. 지난 16일 1부를 선보였으며, 내달 14일 마지막 5부가 완간된다.

지난해 그레이 시리즈로 가장 크게 성장한 인터넷 서점 예스24도 올해 전자책 시장을 낙관했다. 하반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을 비롯, 인기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여럿 전자책으로 출판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병희 예스24 디지털사업본부 선임팀장은 연말 기준, 올해 전자책 시장은 지난해 대비 두 배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전자책 파격 할인 이벤트가 경쟁적으로 진행된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구매 회원 수, 반복 구입 횟수는 두 세배 커졌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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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스튜디오도 <리틀탐정단K> <알록달록 성경동화>를 비롯, 300여 종의 새 콘텐츠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전반적으로 출판 시장이 침체됐으나, 연령층에 맞는 전자책 콘텐츠를 마케팅과 잘 결합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총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대중화에 따라 전자책 독서 층도 넓어지기 시작했다라며 최근 전자책들이 단권으로 10만권씩 팔리기 시작한 흐름에 따라 100만권 시대도 머지않아 열릴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