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파티 퀄컴 CEO "배당 No"

일반입력 :2013/08/13 09:14    수정: 2013/08/13 09:28

이재운 기자

2분기 호실적과 주주들의 강력한 요청에도 불구, 폴 제이콥스 퀄컴 최고경영자(CEO)가 미래의 혁신을 준비하기 위해 현금 보유량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들은 당분간 배당을 미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

美 지디넷은 제이콥스 CEO가 주주들의 배당 요청에 대해 ‘자신의 관심사는 오직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의 향후 경쟁 상황’에만 있다며 이를 거절했다고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제이콥스 CEO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재의 사업에만 투자하는게 아니라, 새로운 기회에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콥스 CEO의 이러한 행보는 지금보다 더욱 치열해질 모바일 기기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의 경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AP시장 경쟁 상황은 날로 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가 개발한 엑시노스5 옥타를 개선해 자사 제품 탑재율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미디어텍은 퀄컴 최신작인 스냅드래곤800과 맞먹는 성능의 옥타코어 AP MT6562를 하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보급형 시장에서는 브로드컴과 중국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고, LG전자도 자체 AP를 개발하는 등 시장 경쟁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일단 지난달 발표된 퀄컴의 2분기(회계연도 3분기) 실적은 훌륭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62억4천만달러로 35%, 영업이익은 16억8천만달러로 21%, 순이익은 15억8천만달러(주당 90센트)로 31% 증가했다. 특히 현금 보유량은 20억8천만달러를 기록해 12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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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호실적에 주주들은 ‘현금 보유량이 이미 풍부하니 일부를 배당하라’고 회사 측에 강력하게 요구해왔다. 그러나 제이콥스 CEO는 미래에 대한 투자를 위해 이 요구를 완곡히 거절한 것으로, 지디넷에 따르면 퀄컴은 현금 보유량을 최소한 50억달러 수준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이 현금을 미국이 아닌 해외에 유치해 둘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현재와 같은 (35퍼센트 수준의) 높은 세율을 낮추지 않으면 자금을 앞으로도 계속 해외로 가져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