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상도 시대 IPS 더 주목받는 이유

일반입력 :2013/07/30 16:56    수정: 2013/07/30 17:14

정현정 기자

최근 출시된 구글의 태블릿 신제품 ‘넥서스7’은 7인치 화면에 풀HD(1920x1200) 현재 출시된 태블릿 중 가장 높은 323ppi의 인치당화소수를 자랑한다. 이는 지난해 출시된 넥서스10의 299ppi와 아이패드4의 264ppi를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다.

이 제품들에는 모두 IPS(In-Plane Swtiching) 방식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가 채택됐다. IPS는 액정 분자를 수평을 배열해 제자리에서 회전시키며 화면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고해상도, 저전력, 광시야각에 유리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IPS 디스플레이는 5인치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7~10인치 태블릿과 20인치대 모니터에도 IPS 디스플레이가 활발히 채택되며 고해상도 기기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업체들도 고해상도 구현에 유리하고 시야각과 전력소비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IPS 디스플레이를 선호하고 있다.

■IPS 디스플레이 뭐길래?

IPS는 사실 90년대 중반부터 개발돼 사용되던 기술이다.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까지 모니터 등 LCD에 적극 활용된 TN(Twisted Nematic) 방식은 기본적으로 액정의 배열 상태에 따른 빛의 통과 유무에 따라 명암비를 얻는다. 때문에 액정이 원하는 방향이나 각도로 배열되지 않으면 화면이 잘 보이지 않고 시야각이 좁고 응답속도가 느려 빠른 동영상에서 잔상이 남는 등 문제가 있었다.

90년대 중반 모니터용 대형 패널을 중심으로 이런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들이 제안되는데 대표적 기술이 VA와 IPS 방식이다. VA(Vertical Alignment)는 액정 분자를 수직 방향으로 정렬한 다음 시야각을 보정해 줄 수 있는 필름을 덧붙인 방식이다. 반면 IPS는 액정 분자를 수평으로 배치해 이를 제자리에서 회전시키며 화면을 표시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VA 방식 대비 시야각이 좀 더 넓고 색 표현력이 우수한 장점이 있다.

특히 90년대 중반부터 LCD 산업이 모니터 및 TV 분야로 확대되면서 화면사이즈가 커지고 여러 각도에서 시청이 가능한 광시야각 기술이 LCD 제조의 핵심기술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광시야각 LCD 구현 기술로 VA와 IPS가 대척점에 섰지만 당시 샤프, 삼성, AU옵트로닉스(AUO) 등 대다수의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구현이 비교적 쉬운 VA 진영에 섰다.

IPS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용화하기에는 어려운 기술이라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액정 분자 배열부터 이를 구동하는 기술, 양산 수율 등 난관 때문이다. 그럼에도 LG디스플레이는 LCD에서의 궁극적인 광시야각 기술은 IPS라는 판단에서 IPS 방식을 고수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999년 22인치 IPS 패널을 개발해 첫 선을 보인 이후 대형 IPS 패널에 이어 태블릿용 패널 개발까지 성공하면서 IPS 패널 시장의 대세로 떠올랐다.

LG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의 IPS는 좌우 179도 범위 내에서 어느 각도에서나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며 저항이 낮은 구리를 배선으로 사용해 풀HD 120Hz와 같은 고속 구동에 유리하다”면서 “또 보상필름이 반드시 필요한 VA 방식에 비해 필요없고 단순한 픽셀 구조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10년 넘은 IPS 이제야 ‘진가’ 발휘

IPS 기술은 최근들어 그 진가가 더 발휘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LCD가 탑재되는 IT 기기가 주로 모니터나 노트북 위주였고 휴대폰 역시 피처폰이 주류를 이루면서 생산이 용이하고 경쟁력이 뛰어난 VA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시야각과 해상도가 중요해지면서 IPS 채택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또 모바일 디스플레이에 최적화한 IPS 디스플레이인 AH-IPS(Advanced High Performance-IPS)가 등장하면서 다시 전기를 맞았다. AH-IPS 기술은 IPS 기술을 한 단계 더 응용 발전시킨 것으로 LCD 액정 분자의 수평 전계와 수직 전계를 동시에 이용해 액정을 구동하는 기술로 광시야각 LCD의 백미로 꼽힌다.

애플이 2010년 아이폰4부터 AH-IPS를 적용한 LCD 패널을 ‘레티나 디스플레이’라는 이름으로 채택하면서 AH-IPS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세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제 IPS는 LG디스플레이의 또 다른 이름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할 만큼 이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기기들이 늘고 있는 것도 IPS 방식에 힘을 싣고 있다. VA는 액정이 세로로 배열돼 터치시 배열이 흐트러지는 불안정한 구조로 이뤄져있어 터치하는 순간 번개가 치는 것처럼 화면에 잔상이 심하게 남아 터치스크린 기능 구현에 불리하다. 반면 IPS는 가로 배열로 터치시 액정이 본래의 위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VA에 비해 터치 이후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약 10배 정도 빠른 복원력을 가지고 있다.

시야각이 일반 제품에 비해 넓고 색 표현이 정확해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선명한 화질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에 잔상이 적어 장시간 동영상 시청이나 게임을 하더라도 눈의 피로도가 낮은 것도 선호도가 높은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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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대체할 만한 경쟁기술이 없다는 점도 배경으로 분석된다.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가 LCD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아직까지 소자 수명 개선과 고해상도 구현, 대화면화 등 보완할 점이 많다. 반면 IPS 기술은 개발이 완성단계에 이르러 기술 완성이 진행된 상태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 기기의 초고해상도 시대를 연 AH-IPS는 3D TV 시장 판도를 바꾼 FPR 3D, 세상에 없었던 해상도를 구현한 UHD TV, 미래 디스플레이를 현실화한 WRGB OLED 기술 등과 함께 혁신기술을 통해 업계 지도를 바꾼 사례”라면서 “남들과 다르더라도 소비자에게 필요한 기술, 기술을 위한 기술을 지양하는 대신 고객가치를 중심에 둔 기술개발을 ‘혁신기술’이라는 화두로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