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텐스·플리토’ 노는 물이 다른 스타트업

일반입력 :2013/07/10 10:49    수정: 2013/07/11 18:56

이유혁 기자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겠다고 당당히 포부를 밝힌 스타트업 기업들이 있다. 설립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소프트웨어 기업 센텐스와 플리토다.

두 기업은 한국어로 제작된 홈페이지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 설립도 해외에서 이뤄졌다. 공략 시장도 모두 미국으로 삼고 있다.

지난 9일 안지윤 센텐스 대표㉚와 이정수 플리토 대표㉚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차별화된 사업 아이템 선정 덕분에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게 될 수 있었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배경을 밝혔다.

■센텐스, 클라우드 시장에서 국제화 가능성 발견

안지윤 센텐스 대표의 주목을 끈 건 '클라우드'다. 클라우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클립픽'을 만들어 냈다. 클립픽은 클립보드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다. ‘복사하기’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해당 자료가 클라우드로 자동 저장되는 게 주요 기능이다. 이를 통해 기기 간 손쉬운 자료 교환이 가능토록 해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PC간 자료를 이동할 때 USB나 이메일 전송, 클라우드 통한 다운로드 및 업로드를 이용한다. 클립픽의 클립보드 자동저장 기능은 이 과정에서 겪게 되는 단계를 대폭 단축시켰다.클라우드는 활용 측면에서 미국 시장이 더 활성화돼 있다. 지난 2월 가트너에서 발표한 클라우드 서비스 산업 성장 전망에 따르면 북미 지역이 클라우드 서비스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또 2016년에는 북미 지역이 시장에서 59%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 대표도 클라우드 서비스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성장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해외 사업 확장에 집중했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클립픽은 미국 IT매체 랩탑 매거진이 선정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2013(SXSW 2013) 베스트 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SXSW 2013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미국 IT산업 컨퍼런스다. 센텐스는 지난 3월 SXSW 2013에 참가했다.

센텐스는 이달 내 클립픽 정식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향후에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 전개를 벌일 예정이다. 전망은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 대표는 “미국 전체 인구의 77%가 어떠한 형태로든 PC를 사용하고 그중 54퍼센트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어 시장이 넓다”며 “클립픽은 기기 간 자료교환이 특징인 앱이기에 1인이 소유한 디바이스 개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은 센텐스에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플리토, 언어의 장벽에 도전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번역'에 주목했다. 웹과 앱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비 가능한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이 대표는 언어 장벽 없이 해외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이 등장한다면 무궁무진한 발전성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플리토가 탄생한 배경이다.

플리토가 개발한 앱은 회사의 이름을 딴 소셜네트워크 번역 서비스다. 해당 번역 서비스는 구글 번역과 달리 수동 번역 과정을 이용한다. 플리토에서 개인이 글을 작성하면 해당 글은 '가장 잘 번역할 수 있는 외국 회원'에게 전송된다. 전송받은 외국인은 글을 번역해 올리고 포인트를 받는다. 포인트는 물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가능하다.

소셜네트워크 번역이라는 말답게 플리토는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약 18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회원의 대부분인 약 179만 명이 외국인이다. 인도네시아인과 중국인이 약 80만 명이며 일본인도 20만 명 가까이 된다. 버락 오바마 미합중국 대통령 SNS도 등록돼 있으며 국내외 유명 인사들 역시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사용 중이다.

플리토도 센텐스와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먼저 가능성을 알아봤다. NBC 시카고,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 TNW 등 여러 외신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아울러 아시아 회사 최초로 테크스타스 커뮤니티에도 가입됐다. 테크스타스는 글로벌 벤처기업 창업 지원 기관 중 하나다.

이 대표는 “일부러 해외 시장을 노리고 회사를 설립한 건 아니다”라며 “발상 자체를 국제적인 시각으로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차별화된 기술 개발은 기본, 특허는 옵션

센텐스와 플리토가 당당하게 해외 진출을 외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만한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특허까지 받을 만큼 기술적 기반을 잘 다져 놓았기 것도 자신감의 근거 중 하나다.

센텐스는 현재 ‘클립보드 싱크에 관한 특허’를 출허 중이다. 해당 특허는 클립보드에 있는 내용을 확인하는 동시에 서버와 통신하는 기술이다. 클립픽의 중요한 기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또 기기에 클립보드 내용 전송 역할을 하는 ‘푸시 서버’를 자체적으로 구현해 내기도 했다. 앱 업데이트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달 내 출시되는 정식버전은 파일 전송 속도가 5배 빨라지도록 개선된다.

플리토 역시 기술적 기반이 튼튼하다. 플리토의 SNS 번역 기술은 ‘집단지성을 이용한 번역 콘텐츠 공유 시스템’이란 명칭으로 특허가 등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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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번역은 간단한 방식으로 보이지만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다. 회원들의 국가·언어능력을 언어 별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 게재된 콘텐츠와 유저를 분석해 해당 콘텐츠를 잘 번역할 수 있는 회원에게 푸시하는 기술 등이 적용됐다.

안지윤, 이정수 대표의 공통된 의견은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했고 그 기반도 튼튼히 갖춰 놓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또 이들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선 해외 파트너사들이 많이 필요한데 국내에만 있으면 파트너십을 맺기가 쉽지 않기에 향후 미국으로 진출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