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선물 2G폰?...스마트폰 대세

일반입력 :2013/05/06 18:20    수정: 2013/05/06 18:30

정현정 기자

“다들 카톡, 카톡 하던데 카톡이 뭐냐?”

‘효도폰’하면 저가의 2G 피처폰을 떠올리던 것도 이제 옛말이 됐다. 대학생 아들과 카카오톡으로 대화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동창회를 여는가 하면 직장 동료들과 ‘하트’를 주고 받는 부모님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최근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이 최신 LTE 스마트폰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피처폰 생산과 혜택을 줄여 단순한 기능에 피처폰을 찾는 소비자들이 요금제와 단말기 선택에 있어 불이익을 받는 시장 환경도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보조금 혜택을 거의 받을 수 없다 보니 구형 피처폰이 스마트폰보다 비싼 기현상도 벌어진다.

하지만 장년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금전적 여유가 있고 스마트폰에 도전하는 동년배 친구들을 따라 스마트폰을 먼저 찾는 부모님들도 늘면서 싸고 오래 쓸 수 있으면서 단순한 기능을 갖춘 효도폰의 의미도 변하고 있다.

■‘효도폰’ 같은 스마트폰도 많네

상대적으로 최신 IT 기기에 생소한 장년층에게는 누가 뭐라 해도 단순한 기능과 쉬운 사용법, 넓직한 화면과 자판, 큰 벨소리 등이 휴대폰 선택에 최우선 조건이다. 최근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화면에 비례해 커진 자판과 글자 크기 덕에 장년층의 사용이 쉬워졌다.

팬택이 지난 2월 출시한 스마트폰 ‘베가 넘버6 풀HD’는 이런 효도폰에 조건을 갖춘 제품이다. 일단 5.9인치의 큼직한 화면과 이에 비례해 커진 글씨 크기가 눈에 띈다. 여기에 풀HD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구현해 글씨와 콘텐츠를 PC처럼 선명하게 보여준다. 피처폰에 익숙한 장년층을 배려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심플모드’ 등 편의 기능을 갖춰 호응을 얻고 있다.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를 추천하는 소비자들은 무엇보다 ‘브랜드 파워’에 한 표를 던졌다. 한 휴대폰 관련 커뮤니티 이용자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는 많은 사람들이 쓰는 브랜드다 보니 처음이라 사용법이 생소할 때 남들에게 묻기도 좋고 친구들과 이를 매개체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편하다”면서 “자녀들도 같은 시리즈 모델을 써본 경험이 있어 사용에 도움을 드리기도 수월할 것 같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삼성전자 제품 중에서는 노트 시리즈가 인기가 좋다. 갤럭시노트2는 5.5인치 대화면에 HD 슈퍼 아몰레드 화면을 탑재했으며 커진 화면 크기에도 9.4mm의 슬림한 두께와 183g의 무게를 자랑한다. 특히 갤럭시노트는 ‘S펜’을 탑재해 터치보다 펜으로 쓰는 것에 더 익숙한 부모님 세대에 쉬운 스마트폰 사용을 돕는다.

LG전자가 지난 3월 SK텔레콤과 함께 손잡고 출시한 ‘옵티머스LTE3’에서는 SK텔레콤의 스마트폰을 피처폰처럼 편리하게 쓸 수 있는 ‘T간편모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T간편모드는 스마트폰 첫 화면을 일반폰의 키패드와 같은 모습으로 바꿔 주요한 기능을 터치 한 번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지난 2월 출시한 ‘옵티머스G 프로’도 5.5인치 시원한 디스플레이 크기와 풀HD 해상도의 또렷한 화질로 중장년층에 호응을 받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폰의 주소비자층이 20대 초반 여성들 이었다면 옵티머스G 프로는 화면이 크고 시원한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어 장년층에게도 인기가 있다”면서 “버튼 자체가 커지면서 터치가 편리해지고 화질도 또렷하기 때문에 사용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간편모드 써봤나요? 스마트폰 어렵지 않아요!

스마트폰을 구입했지만 조그만 스마트폰 키보드 때문에 사용에 어려움을 겪거나 위젯, 애플리케이션, 앱스토어 등 용어도 생소해 거부감이 드는 장년층도 많다. 특히 그 동안 익숙해진 휴대폰 자판 대신 생소한 소프트 키보드를 쓰려니 불편한 점도 많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화면과 글자 크기를 키우고 메뉴 구성을 단순화 한 ‘심플모드’를 지원해 손쉬운 사용을 돕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부터 ‘큰글씨 홈’과 ‘이지모드’를 제공한다. 큰 글씨 홈을 이용하면 기본 메뉴의 아이콘 크기가 30% 더 커져 개별 아이콘을 손가락으로 조작하기 쉽다. 젤리빈 버전부터 업데이트 된 이지모드는 피처폰처럼 자주 사용하는 연락처, 애플리케이션, 큰 달력 등 자주 쓰는 기능을 위주로 화면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LG전자는 스마트폰에 지원되는 ‘이지홈’ 모드는 기존 홈 화면을 피처폰과 유사하게 바꿔주는 기능이다. 아이콘들을 4배 이상 키워서 눈이 침침한 장년층 사용자를 배려했다. 아이콘들이 작을 경우 터치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사용자인터페이스(UI) 자체를 확대해서 하나하나 크게 보이도록 한다.

팬택은 복잡한 애플리케이션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장년층 사용자들을 위해 ‘베가레이서2’부터 ‘심플모드’를 제공하고 있다. 심플모드는 피처폰에 익숙한 사용자를 위해 전화, 문자, 인터넷 등의 핵심기능만 사용하기 편리하게 배열한 기능이다. 심플모드에서는 전화번호를 검색하는데 번거로움을 느끼는 사용 습관을 배려해 자주 사용하는 연락처만 따로 모아 얼굴사진과 함께 등록할 수 있는 ‘바로걸기’와 자주 쓰는 기능들만 즐겨찾기처럼 추가할 수 있는 ‘바로가기’ 기능을 지원한다.

스마트폰을 어렵게 느끼는 또 하나의 이유 중 하나였던 자판 문제도 없어졌다. 지난 2011년부터 방송통신위원회의 휴대폰 한글자판 국가표준화 방침에 따라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모두 쿼티(QWERTY) 자판 외에 ‘천지인’ ‘나랏글’ ‘SKY’을 복수표준으로 채택한다. 이전까지는 특허권 문제로 삼성전자는 ‘천지인’, LG전자는 ‘나랏글’, 팬택의 경우 ‘SKY’만을 각각 적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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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경우 환경설정에서 ‘언어 및 키보드’ 기능을 선택하면 원하는 자판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단, 애플 아이폰은 한글 입력방식으로 쿼티 자판만 지원한다. 한 휴대폰 제조사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경우 천지인을 쓸 수 없다고 생각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데 설정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한글자판을 골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문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달 내놓은 ‘시니어 마케팅의 출발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시니어 소비자는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자존감이 상하지 않는 방식으로 편리하게 받아들이고 싶어한다”면서 “휴대전화는 단순한 인터페이스를 기본으로 젊은층 등 심화 사용자를 위한 복잡한 옵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