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매 운동, ‘소니’·‘닌텐도’ 불똥튀나

일반입력 :2013/03/01 09:32    수정: 2013/03/01 15:35

일제 치하에서 “대한민국 만세”가 울려퍼진지 오늘로 94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일본을 향해 민족의 자주독립을 외치며 평화적 시위가 전개된 1919년 3월1일.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 바로 오늘, 3.1절(이하 삼일절)이다.

삼일절이 다가오면서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또 한 번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분위기가 일었다. 이미 골목상권살리기 소비자 연맹은 삼일절인 오늘 파고다공원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펼치기로 결의하는 등 집단 행동을 예고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 22일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감행하면서 반일 감정은 극에 달한 상태다.

이 가운데 국내 게임업계에도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3대 콘솔 게임기 업체 중 소니와 닌텐도 2곳이 일본 회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골목상권살리기 소비자 연맹이 이번에 지목한 불매 운동 대상 중 소니가 속해 있어 ‘플레이스테이션3’ 등을 국내서 판매하고 있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에 괜한 불똥이 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됐다.

또 최근에는 SNS 등을 통해 일본 우익단체 후원 브랜드 명단이 퍼지면서 리스트에 있던 해당 브랜드를 이용하지 말자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여기에 포함돼 있던 일본 게임업체는 소니를 비롯해 닌텐도, 세가 등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닌텐도는 우익단체 후원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불매 운동에 대한 소니컴퓨터엔테테인먼트코리아(SCEK)의 입장은 조심스럽다. 자칫 정치적인 문제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불매 운동 우려에 대한 입장 대신 이용자들에게 즐거운 게임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말로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카와우치 시로 SCEK 대표는 자체 행사에서 “불매 운동과 같은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어렵고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움직임들이 게임 판매에 있어 영향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고,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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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법인 또는 지사를 두고 활동하는 일본 게임사는 소니와 닌텐도, 세가를 제외하고도 캡콤엔터테인먼트코리아, 코나미디지털엔터테인먼트, 그리 등이 있다. 모두 한국에서 인기 게임들을 서비스하고 있는 업체들이다. 이에 업계는 그 동안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중심에서 비켜갔던 게임업체까지 이번 불매 운동을 계기로 미운털이 박히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우익단체 후원 리스트가 도는가 하면 일본의 특정 업체가 지목돼 불매 운동이 일면서 우리나라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일본 게임사들까지 불매 운동 대상 물망에 오르고 있다”면서 “삼일절의 뜻을 기리고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은 좋지만 도를 넘은 감정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