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모바일 게임사, 中 진출 미루는 까닭

일반입력 :2013/02/28 10:01    수정: 2013/02/28 17:21

일부 모바일 게임사가 중국 내 모바일 게임 출시 일정을 오는 5~6월로 연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모바일 데이터망이 오는 4월 2G-3G에서 4G로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고, 비슷한 시기 새 스마트폰 보급 정책이 나온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G는 4세대 이동 통신 기술의 약자다. 최근 차이나 모바일은 TD-LTE을 채택하고 일부 지역에 시범테스트를 시작했다. TD-LTE는 차세대 이동 통신 기술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양대 4G 표준 중 하나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게임사가 중국 게임 시장 진출 일정을 뒤로 미루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중화권에 포함된 대만을 우선 진출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는 등 중국 본토 진출을 뒤로 미룬 상태다.

이는 중국 모바일 시장이 곧 대격변을 맞이하기 때문. 중국은 오는 4월 이후 모바일 데이터망이 4G로 확장되는 큰 이슈를 앞두고 있다. 데이터망이 안정된 이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에 이 같은 결정을 한 셈.

일부 모바일 게임사가 대만을 먼저 공략하는 것도 중국 모바일 시장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대만에 진출하는 것이 중국 공략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이 주요했다. 대만이 중국과 같은 문화권이란 것도 이유였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곧 중국 내 모바일 생태계가 4G로 바뀐다. 서비스 안정화를 보고 중국 진출 시기를 저울질 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대만을 우선 출시지역으로 선택했다. 대만은 중국과 같은 문화권이기 때문에 테스트를 진행하고 중국 본토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이미 완료했거나 준비 중인 게임사는 약 5곳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컴투스, 게임빌에 이어 액토즈소프트, 퍼니글루 등이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타진 중이다.

■4G 전환,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변할까

관전 포인트는 오는 4월 이후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어떤 변화가 생기느냐다. 4G 변화를 앞두고 중국 이통사가 내놓는 보조금 정책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앞서 중국 이통사는 국내 이통사와 비슷한 보조금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일각은 중국 내 4G 시대 개막과 함께 해당 지역의 이통사들이 파격적인 스마트폰 보급 정책을 내는다고 전망했을 정도. 이들이 어떤 정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고컬리티 스마트폰 보급량이 폭발적으로 늘 수 있고, 게임 콘텐츠의 소비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기준 중국 이통사 가입자는 약 10억 명에 달한다. 이중 2억명이 3G폰을, 나머지 8억명이 2G폰을 사용 중이다. 현재 중국 이통사는 2G 가입자를 3G로 이동시키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4G 시대 개막 이후엔 이 같은 분위기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중국 내 4G 시대 개막은 아무 문제없을까. 이미 차이나모바일(China Mobile)은 4G 국제표준기술 TD-LTE 통신망을 항저우(杭州), 원저우(溫州)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용 중이다. 차이나 모바일은 늦어도 오는 4월부터 4G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중국 이통사가 4G 스마트폰 출시를 서두른 것은 단말기 판매보다 데이터 패킷 이용에 따른 수익 증가 때문으로 전해졌다. 데이터 속도가 빨라질 수 록 더 많은 이용료를 받을 수 있어서다. 데이터 무제한 상품을 내놓고 단말기 판매가를 높이는 것도 중국 이통사의 숨은 전략으로 보인다. 강제적인 4G 전환을 시도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데이터망보다 중국 마켓 변화 주시해야

반면 중국 내 데이터망이 변화하더라도 당분간 모바일 게임 시장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나왔다.

또한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이 국내와 크게 다른 만큼 데이터망 변화보다 마켓에 대한 변화를 살펴봐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국 이통사를 중심으로 한 마켓에서 게임사를 중심으로 개편된 마켓이 더욱 활성화되야 한다는 것. 게임 중심 유통 구조로의 변화다.

국내 모바일 게임사가 중국 대표 게임사 텐센트의 국민 메신져 QQ의 게임 마켓과 샨다가 게임 콘텐츠용 스마트폰을 내놓은 것에 주목한 것도 이에 대한 연장선이다.

여기에 블랙마켓(소프트웨어 및 애플리케이션 불법 공유 마켓)이 양성화되야 비로소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이 개화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복수의 전문가는 블랙마켓이 양성화될 경우 중국 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큰 변화를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중국 내 블랙마켓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수는 수억명에 달한다고 시장은 추정했다.

블랙마켓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마켓에는 모바일 게임 해적판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 게임 이용자도 중국 블랙마켓에 기웃거리고 있다. 일부 중국 블랙마켓은 한글 버전도 지원, 국내 시장에 빠르게 침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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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중국내 모바일 데이터망 변화에 따라 높은 스펙의 스마트폰이 보급될 수 있고 좀 더 다양한 모바일 게임이 출시될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면서 “데이터망이 4G로 변한다고 해서 모바일 게임 수요가 단기간 폭발적으로 늘 것이란 전망은 아직 섣부르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당국이 지하에서 성장하고 있는 블랙마켓을 어느 시점에 양성화하는지가 중요하다. 중국 내 4G 변화보다 가장 중요한 이슈로, 국내 모바일 게임사가 지켜봐야할 키포인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