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DB 중심 혼전 속 '인메모리 외길' 업체

일반입력 :2013/01/10 08:48    수정: 2013/01/10 09:33

범용 데이터베이스(DB) 업체들이 포화된 업계 선두 오라클 추격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한 국내 업체는 기존 전문성을 살린 틈새시장에 주력할 방침으로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 리얼타임테크는 최근 수요가 급증한 공간정보 서비스에 특화된 '인메모리DB'를 개발, 공급해왔다.

리얼타임테크는 지난 2000년 설립이래 업계서 인메모리DB로 불리는 메인메모리 기반 DB기술 개발에 주력해왔다. 대전 본사 연구소에서 개발한 관계형DB '카이로스RDBMS', 공간정보DB '카이로스스페이셜', 이동객체DB '카이로스MO' 등이다.

회사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명확한 수요에 맞춘 기술 공급으로 경쟁력을 다졌다. 카이로스RDBMS는 일반 디스크기반 DB보다 고성능을 요하는 환경, 카이로스MO는 위치기반서비스(LBS) 플랫폼, 카이로스스페이셜은 지리정보시스템(GIS) 등에 쓰인다.

리얼타임테크는 지난 2011년 KT가 GIS와 LBS용 공간DB에,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교통정보 수집서비스에, 대전시가 도로명주소변환시스템에 리얼타임테크 DB를 공급했다. 이미 2005년부터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다. 새해 중국에도 진출해 내비게이션과 그 모바일DB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국방부 등 중앙부처 도입 가능성도 타진중이다.

회사는 최근까지 티베로, 알티베이스, 큐브리드같은 회사만큼 국산DB업체로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기술과 제품 개발에만 집중하느라 시장서 지명도나 점유율 확대에 소홀했다고 회사측은 인정한다. 새해부턴 이를 보완하고 정부 SW국산화 기조를 활용해 민간과 공공부문 시장기회를 키울 셈이다.

리얼타임테크는 디스크DB에 발을 들이지 않을 듯하다. 타업체처럼 오라클과 날을 세울 일은 없다는 얘기다. 이는 주요 DB업체들과 대조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사이베이스를 인수한 SAP, 국내업체 티베로와 알티베이스, 오픈소스업체 큐브리드까지 오라클의 대안을 자처하는 게 최근 추세다.

이 구도는 각 DB업체들이 소위 빅데이터 이슈에 대응하면서 형성됐다. 빅데이터 이슈란 현업에 대용량이나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새로운 기술이 요구된다는 내용이다. 결과적으로 DB업체들에게 기존 제품의 처리속도와 처리용량과 처리데이터유형을 확장하는 신기술 또는 제품출시 경쟁을 부추겼다.

■오라클, MS-IBM-SAP와 각축

지난해 10월 오라클은 메인메모리를 탑재해 만든 '엑사리틱스' 출시와 별개로, 지난해 3세대 엑사데이터를 출시하며 플래시메모리(SSD) 용량을 확 키워 '인메모리 엑사데이터'란 별명을 얻었다. 실제론 디스크에만 두던 데이터를 빠르게 읽고 쓸 수 있도록 SSD와 함께 쓰기로 한 것이라 엄밀하게 따지면 인메모리DB 기술로 분류될 수는 없다.

이는 SAP가 앞서 내놓은 실제 인메모리 기반 데이터플랫폼 '고성능분석어플라이언스(HANA)'를 의식한 움직임으로 비친다. SAP에 인수된 사이베이스의 관계형DB '사이베이스ASE'도 기존 대기업용 DB시장서 오라클DB 교체수요를 노리고 있다. 회사는 새해 DB시장 2위 사업자로 올라서기 위해 MS와 IBM을 제치겠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MS는 SQL서버2012 출시 이후 인메모리 기술을 활용해 디스크DB를 보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오라클DB가 진짜 인메모리DB인 '타임스텐'의 보조를 받는 것처럼 만들겠단 얘기다. 양사는 클라우드 분야에서 MS가 지난해 'SQL서버2012'를 출시해 '애저SQL'과의 결합을 내세웠는데, 오라클도 여기 맞서 퍼블릭클라우드와 설치형DB간 양방향 데이터 이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IBM도 DB2를 탑재한 '퓨어데이터' 등 전문가통합시스템이라 불리는 퓨어시스템즈 제품군으로 오라클의 엑사데이터, 엑사리틱스, 엑사로직 등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결합 전략에 맞불을 놨다. 통합제품 수요를 놓고 싸우는 것이지만 DB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줄 듯하다. IBM은 지난해 상반기 국내 시장서도 최신판 DB2 10버전으로 오라클 점유율 빼앗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서도 '오라클 잡아라'

국내서는 티베로, 알티베이스, 큐브리드가 기업과 공공부문에서 오라클의 기존 도입 영역을 '윈백'하는 사업을 전개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티베로는 자사 '티베로DB'를 도입시 통상적인 제품할인율과 코어가중치를 적용하면 5년간 총소유비용(TCO)이 오라클보다 63.6% 저렴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반기 워크아웃졸업 선언과 함께 빅데이터 트렌드 대응 메시지를 구체화했다. 자사 디스크DB에 티베로MMDB같은 메인메모리기술을 녹이고 클러스터 분산DB '인피니데이타'와의 연계를 준비중이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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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티베이스도 인메모리와 디스크DB를 혼합한 하이브리드DB 제품 '알티베이스HDB 제타'를 앞세워 지원 데이터 용량과 속도 측면에서 우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인터페이스를 품은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도구와 오라클DB에 맞춘 애플리케이션을 알티베이스 기반으로 연동되게 하는 기술 '메타블루'를 만들고, 파트너 및 채널 정책과 사용자를 위한 비기술적 윈백 장려책도 예고했다.

이밖에 큐브리드는 다른 업체들만큼 오라클과 직접적으로 날을 세우진 않았다. 하지만 공공DB 시장에서는 일부 정부부처가 남용하던 오라클DB를 대체하는 사례를 남겼고 오라클이 인수한 썬의 오픈소스기술 '마이SQL(MySQL)'과는 국내외 웹서버 시장서 경쟁중이다. 큐브리드DBMS는 지난해 하반기 분산처리환경에 대응하며 빅데이터 솔루션 구성요소로 변신을 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