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3]권희원 LG "휘는 OLED TV, 삼성 보다..."

일반입력 :2013/01/09 17:00    수정: 2013/01/09 17:29

남혜현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남혜현 기자>곡면 OLED TV는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내놓은 겁니다. 경쟁사가 상반기 중 출시한다고 했으니 그보다는 빨리 내놔야 하지 않겠어요?

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포시즌 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양끝이 휘어지는 '곡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출시 시기를 상반기 이전으로 밝혔다. 수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경쟁사인 삼성전자보다 빨리 제품을 출시하겠단 각오다.

LG전자는 올해 CES에서 양 모서리가 둥글게 휘는 곡면 OLED TV를 깜짝 공개했다. 전날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진행했던 글로벌 컨퍼런스에서도 공개하지 않고 끝까지 숨겼던 제품이다.

권 사장은 지난해 CES 때만 하더라도 이런 제품을 못 내놨다며 수많은 시장 조사를 통해 수요를 예측해 이번에 처음 내놓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곡면 OLED TV 공개 결정을 둘러싼 뒷 얘기도 살짝 털어놨다. 아침까지 공개 여부를 고민했다는 것이다. 일찍 제품을 공개할 경우 타이완이나 중국업체들이 재빠르게 따라오기 때문에 시제품을 숨기고 싶은 마음도 컸다.

이른 공개엔 삼성전자의 영향이 있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이날 LG전자와 거의 같은 시점에 곡면 OLED TV를 선보였다. 양사가 같은 제품을 두고 '세계 최초'란 타이틀을 얻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경쟁을 한 셈이다.

그는 아침 8시30분쯤 (삼성전자가 곡면 OLED TV를 공개한다는) 내용을 입수했고, 우리도 해야겠다 해서 내놓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향후 고급형 TV 시장에서 OLED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말도 덧붙였다. LG전자는 지난 2일 세계 최초로 화이트(W)RGB 형태의 OLED TV를 출시했다. 예약 판매한지 일주일이 안됐지만, 순조롭게 예약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예약 구매 주문이 예상대로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OLED TV가 올해 공정 안정화와 기술 혁신을 통해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되면 점차 규모의 경제가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OLED TV 시장이 활성화 되는 시점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얼마나 빨리 제품을 양산해 출시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 규모 확대는 수율을 얼마나 올릴 수 있을지에 달렸다며 수율은 OLED TV 가격에 결정적 요인으로, 가격이 얼마나 떨어지느냐가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양산을 하지 못하고 있는 업체들이 언제 양산을 하고 따라오느냐에 따라 시장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며 경쟁사라는 것은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타이완 업체들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니가 전날 발표한 4K OLED와 삼성전자의 110인치 울트라(U)HD 등, LG전자가 아직까지 선보이지 않은 제품들에 대해선 시장성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면서도, 경쟁 과정서 전자산업이 발전하는 것이라며 긍정적 부분도 있다고 답했다.

권 사장은 소니가 4K OLED TV를 타이완 업체와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게 (세트와 부품이) 손발이 맞아서 내가 아하면 아하고 어하면 어할 수 있는 상황이어야 한다라면서 OLED 평판 및 곡면형 기술은 난이도는 높아 OLED 기술을 갖고 있는 LG디스플레이 등과의 협업이 중요한 만큼 국내 업체들에 경쟁력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110인치 UHD TV와 관련해선 110인치가 굉장히 클 줄 알았는데 많이 크지는 않은 것 같다. 중국업체들이 만들 수는 있다. 다만 과연 시장성이 얼마나 될 것인지가 문제라며 84인치 정도만 해도 2만달러에서 3만달러까지 가는 고가인데 110인치를 양산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는가. LG전자는 만들지 못한 게 아니라 만들지 않은 것이라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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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일본과 중국 업체들과 경쟁은 늘 긴장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중국이 과거 대비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졌고, 일본 기업도 최근 어려운 환경에 부딪혔지만 원천 기술을 많이 확보한 만큼 국내 업체들과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 사장은 OLED 등 특정 부문에 대해선 극복해야할 어려운 기술이 많아 양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중국서 투자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중국 업체들의 기술발전 속도를 잘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