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기업시장 포석 '클라우드 기상도'

일반입력 :2012/12/16 09:13    수정: 2012/12/16 09:14

애플이 아이클라우드와 다른 서비스 운영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페이지를 열었다. 이는 일반 사용자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대고객 투명성을 높여 엔터프라이즈시장에서 사업기반을 다지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미국 지디넷은 14일(현지시각) 애플이 클라우드기반으로 제공하는 종류별 서비스가 정상 작동하는지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상태 웹페이지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애플판 클라우드 대시보드, 무엇을 보여주나

새 웹페이지는 회사가 기존에 운영해온 상태정보 알림 서비스보다 한층 자세한 내용을 제공한다. 그리니치표준시(GST) 기준 현재시각과 함께 애플의 단말기용 서비스, 아이클라우드 기반 동기화 및 콘텐츠 연동과 추천기능, 애플의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 장터, 3가지 그룹의 32가지 서비스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문제를 겪고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단말기용서비스(Services)에는 ▲대화형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 애플리케이션 '시리' ▲음성 텍스트 변환기능 '받아쓰기' ▲자체 지도서비스 '맵(Maps)' ▲iOS와 맥OS X용 화상대화 '페이스타임' ▲iOS용 인터넷기반 문자서비스 '아이메시지' ▲맥OS X용 온라인대화서비스 '아이챗' ▲소셜게임서비스 '게임센터' ▲모든 애플서비스의 중심이 되는 계정 '애플ID', 8가지가 표시된다.

아이클라우드(iCloud) 항목에는 ▲메일 ▲사진스트림 ▲아이튠스인더클라우드 ▲주소록(Contacts) ▲도큐먼트인더클라우드 ▲아이튠스매치 ▲캘린더 ▲백업(Backup) ▲아이포토 저널 ▲미리알림(Reminders) ▲내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 맥 찾기 ▲아이클라우드닷컴 ▲북마크와 아이클라우드탭 ▲내 친구 찾기 ▲계정과 인증 ▲메모(Notes) ▲맥용 원격제어서비스 '백투마이맥' ▲아이클라우드 용량증설, 18가지가 보인다.

스토어(Stores)는 ▲앱스토어 ▲아이튠스스토어 ▲애플 온라인스토어 ▲맥 앱스토어 ▲아이북스토어 ▲포토프린트프로덕트, 6가지 서비스가 포함된다.

3개 그룹의 각 항목은 개인용 제품이나 서비스 단위로 구별된 것이다. 각 항목의 상태정보를 표시한 목록 아래에는 그날 24시간중 문제가 생겼을 시점과 해당되는 항목을 표시할 것으로 보이는 타임라인이 놓였다. 서비스상의 문제가 어느 시간대에 어떤 항목에 영향을 미치는지뿐아니라 전체 사용자가운데 그 문제가 작용하는 비중이 몇퍼센트인지도 알려준다고 지디넷은 설명했다.

■애플이 친절해지려는 이유 '기업-교육부문 시장'

이번 애플의 상태 페이지는 마치 아마존이나 구글, 세일즈포스닷컴같은 본격 클라우드서비스 업체가 운영하는 인프라 운영상태 대시보드를 연상시킨다. 클라우드사업자들의 상태 대시보드는 각 서비스나 데이터센터 운영환경의 정상 또는 장애여부를 밝혀 그 사용자들이 문제상황을 인지하거나 대응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미국 지디넷 블로거 아드리안 킹슬리 휴즈는 애플이 전에없이 상세한 서비스상태 페이지를 열어놓은 점에 대해 이같은 투명성은 애플에 전례가 없던 수준이라며 여기서 제공되는 정보는 모든 사용자들에게 유용하지만 특히 애플의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인 개인 클라우드서비스사용자들은 장애로 중단상황이 발생할 때 불편을 겪는 수준에 그치지만, 기업사용자일 경우 비용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때 구체적인 시스템 관련 정보는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고 사용자가 스스로 클라우드서비스의 문제에 대처할 여지를 만들어준다. 일일이 IT헬프데스크에 전화를 걸거나 하지 않아도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애플이 이만큼 사용자에게 친절했던 사례를 찾기 어렵다. 이같은 애플의 행보는 그 수익기반의 변화와 관련된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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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컨설팅업체 퍼시픽크레스트의 앤디 하그리브스 애널리스트는 만일 애플의 사업부별 전체 이익이 급감한다면, 아이패드의 '볼륨세일즈'가 애플 제품 판매에 관련된 각 사업부별 전체 이익을 더 낮추는 쪽으로 일정부분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볼륨세일즈는 엔터프라이즈와 교육부문을 뜻한다. 이 시장은 전체 이익 측면의 감소를 야기하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높은 수익성과 장기간 안정적인 유망시장으로 꼽힌다. 이 영역을 공략하려면 애플은 자사 서비스에 문제가 생겼을 때 더 투명하고 개방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