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힌 설전' 삼성-애플 美법원 현장 스케치

일반입력 :2012/12/07 11:25    수정: 2012/12/07 15:01

남혜현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특허 소송 최종 판결을 놓고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갔다. 법정에 마주 선 양사 법률 대리인들은 심리 첫날부터 팽팽한 긴장감으로 맞섰다.

6일(현지시각) 루시 고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북부지방법원 판사는 삼성전자와 애플간 특허 침해 1차 본안소송과 관련한 최종 판결 심리를 열었다.

이날 심리에선 지난 8월 나온 배심원 평결이 정당했는지가 주요 관심사였다. 루시 고 판사는 쟁점이 됐던 특허 하나하나를 뜯어보며 양측 변호사에 합당한 로열티 수준을 물어보며 심리를 진행해 나갔다.

약 4시간에 걸쳐 진행된 첫날 심리를 외신을 바탕으로 풀어봤다. 배상액 재산정을 놓고 삼성전자와 애플은 첨예한 논쟁을 벌였다.

오후 1시 30분. 재판정은 조용했다. 이미 수많은 보도진들이 법정 안을 가득 채운 상황이었다. 삼성전자와 애플 측 변호인단은 자리에 앉아 루시 고 판사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바로 재판을 위한 준비가 시작됐다. 양측 증거자료를 띄우기 위한 프로젝트가 설치됐고, 7분 후인 1시 37분경 루시 고 판사가 등장했다.

양측 변호인단은 자리에서 일어나 루시 고 판사에 인사했다. 고 판사는 물어볼 것이 꽤 많다며 심리 시작을 알렸다. 논쟁 사안이 많은 만큼, 최종 판결이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도 암시했다.

그는 (최종 판결과 관련해) 많은 이슈가 있고, 그것들은 복잡하다며 모든 사안을하나로 합쳐 판결을 내리려고 했지만(힘들 것 같다), 각 이슈별로 나눠서 판결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안건은 애플 상용특허 중 하나인 '탭 투 줌'이었다. 탭 투 줌 특허는 손가락을 이용해 화면 크기를 늘렸다 줄이는 터치 기술을 말한다.

애플 측 마이클 제이콥스 변호사는 삼성의 탭 투 줌 특허 침해로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지만 삼성 측에선 모호한 부분이 있어 재판을 다시 열어야 한다고 맞받았다. 배상금 산정 과정에서도 배심원들이 실수한 만큼, 다시 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상액 산정이 잘못된 사례로 갤럭시 프리베일이 언급됐다. 배심원들은 갤럭시 프리베일에 5천790만달러를 배상액으로 산정했다. 고 판사는 배심원들이 프리베일에 책정한 손배액을 법적으로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며 삼성측에 프리베일에 대한 합리적 로열티 계산이 이뤄지면 괜찮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어 고 판사는 패셔네이트, S 4G, 바이브런트 등 다른 갤럭시 스마트폰에 대한 배상액 문제를 이슈로 삼았다. 배심원들은 해당 스마트폰들 수익의 40%를 애플의 손해로 보고 배상액으로 평결했다.

이와 관련 삼성 측은 애플 전문가들이 산정한 이윤 계산은 유효하지 않다며 애플이 아이폰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애플측 맥켈리니 변호사는 배심원들이 이같은 배상액을 산정한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라고 맞받았다.

고 판사는 애플 전문가들이 산정한 금액을 배심원들이 받아들이는게 반드시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애플은 삼성이 디자인 특허를 베꼈다는 주장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맥켈리니 변호사는 삼성은 애플의 최대 공급업체고, 따라서 애플은 삼성에 문서를 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삼성은 애플의 특허를 베꼈다라고 주장했다.

애플은 또 삼성이 물어야 할 배상금을 1억2천100만달러만큼 추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재판 대상이 된 모바일 단말기 26종에 대해서도 판매금지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삼성에 라이선스 합의를 하자고 제안했으나 삼성에선 아무도 오지 않았고 이는 우리를 놀라게 했다고 덧붙였다.

루시 고 판사도 최종 심리에 앞서 양측에 다시 한 번 합의할 것을 권고했던 사실을 밝혔다. 고 판사는 양쪽이 협상을 통해 분쟁을 끝낼 필요가 있다면서 그것이 양 기업과 산업과 소비자들에게도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편 논란이 됐던 벨빈 호건 배심원장에 관한 이야기도 짧게 언급됐지만 고 판사는 이내 그 사안에 대해선 충분히 설명을 들었다며 다음 사안으로 넘어갔다.

공방은 디자인 특허에서도 계속됐다. 애플은 삼성 2010년 이후 나온 갤럭시 시리즈가 애플 아이폰 디자인을 베꼈다고 주장했으며, 그로 인한 피해를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 측 설리반 변호사는 애플 제품이 미래에 받을 피해는 없다며 (이미 혐의가 있는) 삼성 제품 중 일부가 판매 중단되었거나 디자인이 달라졌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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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고 판사는 이날 논쟁이 된 사안을 되짚었으며, 최종 판결 전에 심리를 더 가질 예정이다. 최종 판결은 사안별로 내놓을 예정이며 이 중 일부는 연내 판결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