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스마트폰의 5가지 비밀

“소니, 갤S3-아이폰5와 붙으려면…”

일반입력 :2012/11/19 13:16    수정: 2012/11/20 08:50

정윤희 기자

스마트폰을 ‘만들기는’ 쉽다. 다만 애써 만든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장악한 상태다. 지난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판매량의 46.5%를 삼성과 애플이 차지했다. 리서치인모션(RIM), 노키아, 모토로라 등 경쟁사들은 줄줄이 손실을 기록하며 고전 중이다. 그렇다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휩쓴 삼성 갤럭시S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의 비결은 뭘까.

美 씨넷은 ‘성공하는 스마트폰의 5가지 비밀’ 제하의 기사를 통해 스마트폰의 히트 비결에 알파벳 S를 붙여 분석했다. 이는 앞서 삼성, 애플에 대항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개발을 중이라고 밝힌 소니에게 건네는 조언이기도 하다.

소니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독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만간 갤럭시S3, 아이폰5와 경쟁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폰은 내년 1월경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나 그 이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전략(Strategy) - 조급해 하지 마라

씨넷이 가장 먼저 꼽은 조건은 ‘장기 전략’이다. 일견 당연해 보이는 말이지만,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당초 세운 장기적인 로드맵을 고수하지 못하고 그때그때 다른 파트너들과 ‘잡탕폰’을 만드는 일이 많다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수 덕목인 셈이다. 씨넷은 “지금은 갤럭시S 브랜드로 전 세계 시장에서 승승장구 중인 삼성전자조차도 첫 번째 제품 갤럭시S는 미국시장 출시 당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갤럭시S2 역시 비슷한 평가다. 씨넷은 갤럭시S2의 미국 출시명인 ‘삼성 갤럭시S2 에픽 4G 터치(Samsung Galaxy S II Epic 4G Touch)’에 대해 ‘혀 꼬이는 발음의 웃긴 네이밍’이라고 평했다.

결국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에야 갤럭시S 시리즈가 아이폰과 경쟁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됐다는 얘기다. 다만 애플 아이폰의 경우는 예외적인 성공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아무 회사나 애플처럼 첫 스마트폰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사양(Specifications) - 아무 기능이나 다 집어넣지 마라

만약 당신이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만들려면 고려해야 할 점은? 씨넷은 “유행하는 기능이라고 해서 무조건 다 집어넣어야 된다는 편견을 버려라”고 조언한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분석해 필요로 하는 기능과 사용 스타일에 집중하라는 얘기다.

씨넷은 일례로는 미국에 출시된 HTC 이보(Evo) 3D를 들었다. 3D스크린과 3D카메라를 적용한 것은 끔찍한(terrible)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3D 기술이 최신 기술로 각광받긴 했지만, 스마트폰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일렀다는 분석이다.

경쟁사가 당장 제공 중인 기능을 집어넣기 보다는, 내년까지도 시장에서 강점이 될 수 있는 차별화 요소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 역시 거론됐다. 소니의 가장 큰 문제점 역시 이 부분으로 지적된다. 씨넷은 “소니 엑스페리아 NXT 시리즈(P, U, S)가 바로 그들이 시장에 내놓기도 전에 매력을 잃어버린 스마트폰의 전형적인 예”라고 혹평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사양 트렌드는 쿼드코어 프로세서, 2GB 램, 16GB 스토리지(혹은 32GB), 수퍼 하이엔드급 디스플레이로 요약된다. 여기에 근거리무선통신(NFC), 무선충전 등이 추가되는데 이들 기능은 서서히 대세가 되는 분위기다.

디자인도 과소평가 하지 말아야할 요소다. 아이폰 이후 너무나 당연해진 말이긴 해도, 아직도 소위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라는 제품들 중 단순한 검은색 벽돌처럼 보이는 폰들이 많다는 비판이다.

‘슬림화’ 역시 매력적인 사양 중 하나다.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가 커지면 커질수록 우수한 제조사는 더욱 얇은 제품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한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고사양 스마트폰이 디스플레이가 커지는 동시에 테두리 부분의 베젤을 줄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프트웨어(Software) - 발 빠르게 업데이트 하라

많은 제조사들이 구형 버전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도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곤 한다. 이는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통할지 몰라도 최고 사양 스마트폰에는 어울리지 않는 전략이다.

예컨대 소니가 올 연말 휴가 시즌을 겨냥해 내놓은 엑스페리아TL은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탑재했다. 경쟁 제품들이 이미 안드로이드 4.1 젤리빈 판올림을 끝냈거나, 업데이트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만약 OS 업체의 지나치게 빠른 업데이트를 따라갈 여력이 부족하다면, 자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적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삼성의 ‘터치위즈’나 HTC의 ‘센스’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다만 씨넷은 자체 UI를 만들 때엔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유명한 격언 ‘적을수록 많다(less is more)’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어디까지나 안드로이드 자체의 사용자 경험(UX)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슬릭 마케팅(Slick marketing) - 요령 있는 마케팅을 하라

아무리 최고급 사양의 스마트폰을 만들었다고 해도 든든한 마케팅 지원 없이는 성공하기 힘들다. 가장 명백한 예가 HTC다. HTC 원X는 공개 이후 업계에서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HTC의 부정적인 재무적 전망을 뒤집을 만큼의 판매고를 올리지는 못했다.

반면 갤럭시S3의 경우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광고마케팅이 기록적인 판매의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씨넷은 “삼성은 능수능란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갤럭시 브랜드를 HTC 원, 노키아 루미아, 소니 엑스페리아 등과 비교해 훨씬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로 각인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소니가 진지하게 스마트폰 비즈니스를 계속할 생각이 있다면, 최소한 지금보다는 훨씬 큰 규모의 금액을 마케팅에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니가 007-스카이폴에 엑스페리아TL을 출연시킨 것은 실패한 마케팅이라는 분석이다. TV 광고가 부족한 상황에서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것만으로는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없다는 얘기다. 씨넷은 소비자들은 지금껏 007 영화에 등장한 스마트폰 중 하나로 엑스페리아TL을 인식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씨넷은 “삼성 갤럭시S3나 갤럭시노트2의 경우 그저 TV만 켜면 광고가 나온다”며 “애플 역시 이미 엄청난 물량의 브랜드 마케팅을 해오고 있지만 신제품이 나왔을 때 홍보가 줄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동통신사의 지원(Support from carriers) - 소비자 접점을 넓혀라

스마트폰을 만들고 광고도 했다. 그 후엔? 스마트폰의 성공을 위한 마지막 요소로는 이동통신사들의 지원이 꼽힌다. 만약 이통사가 해당 제품을 주력 플래그십 모델로 낙점했다면, 아무래도 판매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이 이통사의 판매 지원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온라인, 소매 유통점 등을 통해서 스마트폰을 구입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아직까지도 이통사 대리점을 통하는 경우가 많다.

씨넷은 “소니가 가장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이 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소니는 미국 시장에서는 오로지 AT&T를 통해서만 스마트폰을 판매 중이다. GSM 방식에 기반을 둔 단말기만 팔고 있기 때문이다. 소니가 정말로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스마트폰을 팔고 싶다면, 버라이즌과 스프린트용의 CDMA 단말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관련기사

씨넷은 “소니가 미국 시장에서 1위 이통사 버라이즌을 무시하는 것은 결코 현명한 생각이 아니다”며 “애플 아이폰, 삼성 갤럭시S3는 어느 이통사 매장을 들어가나 구비돼있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씨넷은 “하나씩 나열해 놓고 보면 너무도 당연한 비결처럼 보일지라도, 얼마나 많은 회사들이 이를 무시하고 있는지 알게 되면 놀라울 정도”라며 “이들 5가지 S가 무조건적인 성공을 담보하지는 못하겠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에 적잖은 힘이 될 요소임에는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