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탓”…日도코모, 가입자 이탈 심화

일반입력 :2012/10/29 12:32    수정: 2012/10/29 13:43

정윤희 기자

일본 1위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아이폰5를 판매하는 KDDI(au), 소프트뱅크에 가입자를 대거 뺏기며 수모를 겪는 형국이다.

NTT도코모는 지난 26일 일본 회계기준 2분기(4~9월)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 9월 한 달 동안에만 번호이동(MNP) 가입자가 9만5천200건 순감했다고 밝혔다.

이는 KDDI, 소프트뱅크 등이 지난달 아이폰5 판매를 시작한데 따른 것이다. 출시일 당시 일본에서는 다수의 이용자가 아이폰5를 사기 위해 줄을 섰으며, 심지어 아이폰5가 판매되기도 전에 다수의 절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인기를 반영, 같은 기간 KDDI는 9만5천300건, 소프트뱅크는 1천200건 번호이동 가입자가 순증했다.

2분기 전체 번호이동 수 역시 마찬가지다. NTT도코모는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65만건 순증으로 이통3사 중에 최하위를 기록했다. 연말까지 200만명의 가입자를 순증 시키겠다는 목표도 80만건 낮춘 120만건으로 하향 조정했다.

카토 카오루 NTT도코모 사장은 “아이폰5의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강력했다”고 고백했다.

음성통화 매출도 줄었다. NTT도코모는 가입자 이탈과 월간이용시간(MOU) 감소 등의 영향으로 음성 매출에서만 1천339억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인한 데이터 통신 수익은 691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필연적으로 마케팅 비용은 늘었다. 경쟁사에 가입자를 뺏기지 않기 위해서다. NTT도코모는 고객 유출을 막기 위한 판매촉진비를 800억엔까지 더 투입한다는 게획이다.

문제는 당분간 NTT도코모의 고전이 계속될 것이란 점이다. 경쟁사 KDDI가 13개월 연속 번호이동 순증 1위 달성을 눈앞에 둔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다나카 다카시 KDDI 사장은 “아이폰5에서 신규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신규 가입자 중 기존 아이폰4S를 쓰던 이용자는 30%에 불과해 아주 좋은 출발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야카와 크레딧스위스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은 아이폰에 밀려 가입자가 유출되는 구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대해 카토 NTT도코모 사장은 “10월 역시 약간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음달부터 출시할 신작 스마트폰들은 더욱 경쟁력 있는 모델들”이라며 “매력적인 가격 정책, 적극적인 홍보 등으로 가입자 이탈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위안거리는 LTE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다. 현재 NTT도코모의 LTE 크록시(xi) 가입자는 620만명에 달하며, 연말까지 1천100만명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2분기 스마트폰 판매대수로 395만대로, 상반기 전체는 644만대에 이른다. 당초 연말까지 판매 목표로 1천300만대를 내걸었지만 판매 호조로 1천40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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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T도코모는 2분기(4~9월) 매출 2조2천73억2천만엔, 영업이익 4천711억900만엔, 순이익 2천858억8천400만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4.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4%, 순이익은 4.4% 줄었다.

같은 기간 KDDI는 매출 1조7천405억9천900만엔, 영업이익 2천312억4천만엔, 순이익 797억5천700만엔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0.2%, 영업이익 13.3%, 순이익 43.1%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 감소는 지난 7월 주파수 재편로 인한 800MHz 대역 설비 폐쇄 때문으로, 손실 계상액이 882억엔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