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올림픽 열리는 부산 미리 가보니

일반입력 :2012/09/02 14:55    수정: 2012/09/02 14:58

정윤희 기자

<부산=정윤희 기자>오는 2014년,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눈이 부산으로 모인다. 국제 주파수 할당에서부터 글로벌 기술표준 제정, ICT 정보 격차 해소 등 굵직한 이슈들이 부산 ITU 전권회의를 기다리고 있다.

ITU 전권회의는 전 세계 193개국 정상과 장관들이 모여 국제 정보통신 분야의 주요 현안을 결정하는 행사다. 4년마다 한 번 열리기 때문에 ‘IT올림픽’으로 불리기도 한다. 150여년에 걸친 ITU 역사상 아시아에서 전권회의가 개최되는 것은 지난 1994년 일본에 이어 부산이 두 번째다.

지난 1일 부산 벡스코를 방문했다. 오는 2014년 10월 20일부터 11월 7일까지 약 3주간 ITU 전권회의가 열리는 장소다. 벡스코는 지난 6월 제2전시장 확충으로 규모면에서 서울 코엑스를 제쳤다.

벡스코 제1전시장(2만6천508㎡)과 컨벤션홀 등은 벌써부터 ITU 전권회의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모양새다. 회의장에 구축된 11개국 동시통역시스템과 프리젠테이션 장비, 멀티어레이 스크린 등 최첨단 IT 장비들이 국제회의 개최만 기다고 있다.

최대 4천여명까지 수용 가능한 오디토리움도 다양한 전시, 공연 등을 통해 성공적인 ITU 전권회의 개최에 일조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은 세계적인 수준의 전시컨벤션 시설과 가까운 바다, 밀집된 특급 호텔 등이 있어 국제회의를 열기에 좋은 도시”라던 허남식 부산시장의 자부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해운대 누리마루의 APEC 하우스도 ITU 전권회의 장소로 쓰인다. 지난 2005년 APEC 정상회담 장소로 사용됐던 누리마루는 부산을 방문한 전 세계 정상, 장관들의 만찬 장소로 제공될 예정이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와 동백섬의 조화가 절로 감탄사를 자아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부산시도 ITU 전권회의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우리나라가 ICT강국으로 재도약하는 발판을 만드는 동시에 IT 외교를 선도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포부다. 방통위는 ITU 전권회의를 통해 약 3천161억원의 경제효과와 5천명 이상의 고용유발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ITU 전권회의를 글로벌 ICT 현안을 주도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스마트 환경 도래, 클라우드 컴퓨팅, 그린 ICT, 5세대(5G) 이동통신기술,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글로벌 ICT 정책을 이끌기 위해 한국적 의제를 발굴, 설정한다는 계획이다.

안영훈 방통위 ITU 전권회의 사전준비팀 사무관은 “주파수, 표준특허 등 전 세계 ICT 시장 선점, 주도를 위해 스마트 생태계에 적합한 의제를 발굴할 것”이라며 “단순히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넘어 세계 정보통신 정상회의, 글로벌 ICT 리더와의 만남 등을 기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여기에 유럽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나 독일의 정보통신산업박람회(CeBIT), 미국의 세계가전전시회(CES)처럼 아시아를 대표하는 ICT축제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내놨다.

이도규 방통위 ITU 전권회의 사전준비단 행사기획팀장은 “부산시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ITU 전권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냄으로써 우리나라가 IT강국으로 재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며 “남은 2년여의 기간 동안 철저한 준비를 통해 ITU 전권회의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최고의 ICT 회의에 걸맞는 예산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