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사진 앱, 튀어야 산다

일반입력 :2012/08/28 08:44    수정: 2012/08/28 09:02

전하나 기자

페이스북이 10억달러에 사들인 인스타그램. 이 앱은 사진에 다양한 느낌의 필터를 적용하는 것만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스탠포드에 재학 중인 2명의 학생이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사진으로 말하기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에 만든 이 서비스는 출시 2년 만에 사용자 1억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가 대중적으로 확산되면서 소통의 실시간성이 더해지자 사진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커지고 있다. 좀 더 선명하게 시간을 기록하고 좀 더 예쁘게 일상을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사진이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사진 앱 열풍이 불고 있다. 이미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진 보정 앱들이 대거 쏟아져 나온 상태.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인증샷’ ‘셀카’와 같이 보다 목적성이 분명한 사진 앱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블라컴퍼니가 지난 20일 출시한 ‘픽쏘’는 인증샷 전용 앱을 표방한다. 인증샷이란 인터넷 상에서 글만 올릴 때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사진을 함께 올리는 행위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탄생한 문화다. 이 앱은 론칭 하루 만에 앱 내 1만여개에 달하는 인증샷이 올라왔으며 일주일 지난 현재 2만여개를 넘어섰다.

특히 인증샷 캠페인은 이 앱의 차별화된 재미 요소로 꼽힌다. 현재 ‘방학 때 뭐했니? 방학 인증샷’ ‘지금 듣고 있는 노래 인증’, ‘소주에 참 잘 어울리는 안주 인증’, ‘맛난 것 먹고 있소’ 등 다양한 캠페인이 절찬리에 진행 중이다.

사용자들은 참여하고 싶은 캠페인에 자신이 인증 받고 싶은 사진을 올리고, 또는 다른 사용자들의 사진에 인정 혹은 무효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해당 앱을 즐기고 있다. 지금까지 개설된 캠페인만 750여개. 인정 버튼도 10만회가 쓰였다.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는 “일상을 간편하고 재미있게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폰 사진 앱을 만들어 보고 싶어 논의하던 중 ‘인증샷’ 문화를 눈여겨보게 됐다”며 “소셜 커뮤니케이션이 점점 중요해지는 만큼 픽쏘가 개인 사용자는 물론 기업의 소셜 캠페인 도구로 널리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블라컴퍼니는 소셜 마케팅을 준비 중인 국내 유수 기업들로부터 인증샷 프로모션 제의도 받고 있다.

그런가하면 젤리버스의 ‘셀카의 여신’은 ‘싸이질(싸이월드 미니홈피 꾸미기)’ 열풍과 함께 시작돼 스마트폰 보급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는 ‘셀카’에 주목한 앱이다.

인종별로 얼굴을 인식해서 최상의 피부톤 효과를 추천해주는 것은 물론 얼굴에 난 여드름, 기미, 주근깨, 흉터를 제거해주는 등 ‘셀카’의 필수요건을 갖췄다. ‘팔라독’ 등 인기 모바일게임을 활용한 수십 종의 아기자기한 스탬프를 제공, 셀카족들의 꾸미기 욕구도 충족시켰다.

이 앱은 태국, 홍콩, 중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 국가 앱스토어에선 인기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으며 대만에선 전체 무료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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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중 젤리버스 대표는 “셀카의 여신은 여성 이용자들이 전체의 87%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런 이유로 국내 화장품 관련 회사에서 마케팅 이벤트 제휴 문의도 연일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게임만큼이나 무분별하게 쏟아지고 사진 앱 시장에서 ‘인증샷’ ‘셀카’라는 재밌는 콘셉트가 틈새 시장을 파고든 것”이라며 “자본력 있는 대기업들까지 뛰어들고 있는 관련 시장에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띄운 벤처기업의 의미 있는 선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