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생각’ 출간...대선 스타트?

일반입력 :2012/07/19 13:08    수정: 2012/07/19 13:34

손경호 기자

“내게 기대를 거는 분들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해야 하고, 내가 가진 생각이 그분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것인지, 또 내가 그럴 만한 최소한의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19일 출간된 ‘안철수의 생각’에서 안철수 안랩 이사회 의장(서울대융합과학기술원장)이 밝힌 저자서문의 한 구절이다.

대선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안철수의 고민이 담긴 책이 마침내 출간됐다. 출판사인 김영사는 지난 16일 밤에 최종원고가 입고돼 편집, 교정, 디자인 등을 마친 뒤 이날 11시부터 배포한다고 밝혔다.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 교수와 인터뷰 형식으로 엮어낸 이 책에는 복지·정의·평화를 키워드로한 안철수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정의로운 복지국가와 공정한 복지국가를 우리나라의 과제로 제시했다.

1부 ‘나의 고민 나의 인생’에서는 정치 참여에 대한 고민을 풀어냈다. 작년 서울 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박원순 변호사에게 출마를 양보한 안철수 원장은 다음날부터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된다. 이런 안철수 현상‘에 대해 그는 “낡은 체제와 미래 가치의 충돌”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자신에 대한 지지보다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안철수는 일부 정치인들의 비판에 대해 “이런 공격이 무서워서 할 일을 피하진 않을 것”이라며 “과연 내가 감당할 능력이 있느냐, 많은 국민들의 지지가 진정한 것이냐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인간 안철수를 두고 “학창시절 내내 반장한번 못해보고, 롯데의 열혈 야구팬이며, 조조할인관을 찾는 영화광이자, 파스타를 만들 때 국수 삶는 실력을 뽐내는 평범한 남자”라고 소개한다. 굳이 남다른 점을 꼽자면 “단거리 경주에서는 지지만 장거리 경주에서는 1등을 차지하게 만드는 근성”이라고 저자는 밝혔다.

대학시절 3년 간 구로동과 두메산골의 무의촌에서 진료 봉사활동을 했을 때 소설 속에서보다 더 잔인한 가난의 현실을 만나 충격을 받기도 했다고 책은 전했다.

2부 ‘어떤 현실주의자의 꿈’은 한국사회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안철수의 생각이 담겨있다. ‘정의로운 복지국가’, ‘공정한 복지국가’를 우리 사회의 과제로 판단하고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요성도 설명한다.

안철수는 복지란 나눠 갖고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와 긴밀하게 연결된 ‘선순환 복지’가 진정한 의미라고 말한다. 복지를 늘리면 남유럽처럼 재정위기를 겪게 된다는 주장에 대해 복지지출이 많아 재정위기를 맞았다면 훨씬 수준이 높은 북유럽부터 흔들렸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육 및 복지에서는 국공립 보육시설을 대상으로 아동의 30%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민간 보육시설에 대해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이밖에 기업의 휴직제도 실행 상황에 따라 인센티브와 패널티 도입, 대학등록금을 적정수준으로 낮춰가야한다는 등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재벌문제에 대한 그의 생각도 읽힌다. 안철수는 “기업과 기업주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답답함을 느꼈다”며 “불법적인 재산 빼돌리기를 한 기업주의 탐욕을 비판하면 그것이 기업에 대한 비난으로 곡해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한다.

재벌 개혁을 위해서는 재벌 확장에 따른 시장왜곡을 바로잡는 동시에 현행 법규상 초법적인 존재가 된 재벌 그룹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메스를 들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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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컴퓨터 의사가 본 아픈 세상’은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정리해고 등 노동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다. 고용 없는 성장이 자본에게도 독이 된다는 점을 기업들이 알아야한다고 직언하고, 중산층이 무너져 가는 승자독식사회에 900조원이 넘은 가계 부채 문제를 말한다.

공교육 붕괴와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개혁, 원자력에너지를 대체하는 신생에너지 체제 구축에 대한 의지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