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3 흥행, 어쨌든 '블소'에게는 좋은 일

일반입력 :2012/05/25 12:41    수정: 2012/05/25 16:05

김동현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이하 디아3)가 최고조의 흥행을 펼치며 상반기 게임 시장을 주름 잡고 있다. PC방 점유율은 40%에 육박하며, 전 세계 630만장이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 상황이 블리자드에게는 희소식이겠지만 경쟁 업체들에게는 꽤나 낭보가 아닐 수 없다. 게임 시장 분위기를 살렸지만 자신들의 게임은 죽게 생겼기 때문이다.

이렇게만 보면 올해 상반기 게임 시장 최대 피해자는 경쟁작으로 불린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이 됐다. 5년의 악연이 마지막까지 발목을 잡았다.

근데 엔씨소프트는 뺨 맞은 사람치고는 표정이 밝다. 디아3 덕분에 주목도 받았고 시장 내 성공 가능성도 충분히 쌓였기 때문이다.

블소는 엔씨소프트의 차세대 신작이다. 오랜 시간 공들인 점도 있고 공개 이후 줄곧 매체의 주목을 받아왔다. 기술력과 경험, 그리고 새로운 시도가 더해져 있다.

하지만 슈퍼스타 역시 경쟁자가 없으면 관심을 받기 어렵다. 블소도 만약 올해 상반기 혼자 등장했다면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지금보다 더 큰 비용의 마케팅과 거대한 프로모션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올해 온라인 게임 시장은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와 독주로 인해 AOS 장르로 이목이 넘어간 상태였다. 여기에 신선도를 비롯한 신개념 웹 게임과 트로이, DK온라인 등 성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각축을 벌이고 있었다.

특히 e스포츠 시장 내 새로운 활력소가 된 LOL은 엔트리브 HON(히어로즈 오브 뉴어스)를 비롯해 넥슨의 사이퍼즈 등 다양한 게임의 상승세로 연결됐다.

이런 상황에서 블소만을 띄우기엔 답이 없어 보일 정도였다. 시장의 이목이 넘어간 상태에서 아무리 블소라고 해도 돌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에 디아3가 붙어주면서 엔씨소프트의 고민은 상당수 해결됐다. 상반기 빅4(디아3, 블소, 리프트, 천자전기 온라인)에서 디아3-블소 각축전으로 변했고 이 결과는 두 게임의 상반기 독주라는 재미있는 결과로 연결됐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결산에서 매출 및 이익이 대폭 하락하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하반기 성적표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이점은 디아3라는 대단한 경쟁자의 등장이 만들어준 일종의 시너지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엔씨소프트가 해야 할 일만 남았다. 다음 달 21일 출시까지 높아진 기대감을 채워져야 한다. 활력을 삭제했다는 것만으로는 오를 때로 오른 기대감을 채우기 무리가 있으며, 더 대단한 소식이 공개 전까지 나와야 한다.

파격적인 PC방 정책이나 이용자들이 ‘반할’ 상용화 정책도 필요하다. 기대감에 발맞춘 대규모 프로모션부터 기정사실처럼 이용자들이 예상하고 있는 ‘한정판’ 패키지에 대한 소식도 좋다. 물론 이 점들은 아직 어떠한 정보도, 결정된 내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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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소식들이 한 달 정도 남은 공개 서비스 일정까지 이용자들에게 단물을 제공하는 양념이 된다면 블소의 공개 서비스는 ‘아이온’을 능가하는 결과로 연결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 달 21일 디아3의 경쟁작으로 주목 받은 블소가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