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유권자’ 되려면 이 정도는

[기획특집下]선거와 인터넷

일반입력 :2012/04/09 10:27

정현정 기자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선거 풍경을 바꾸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보내온 선거 공보물을 펴놓고 유권자들의 약력과 공약을 살피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선거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일반화되면서 훨씬 방대한 정보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선거 당일 투표율 현황과 출구조사 결과는 물론, 각 지역구별 개표결과와 접전지역 상황까지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어 이제 TV 개표방송도 큰 의미가 없어졌다.

선거라는 특수를 맞은 인터넷 업체들의 서비스 경쟁도 불붙었다. 지역·정당별 후보자 정보는 물론이고 SNS와 동영상을 활용하는 등 저마다 특색있는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고심한 모습이다.

■개표방송 필요없다? 선거정보 어디서나 편리하게

네이버·다음·네이트 등 대형 포털사이트는 4.11 총선을 앞두고 특집 페이지를 열고 PC와 모바일을 통해 후보자 정보와 총선 핫이슈를 모아 제공하고 있다. 실시간 선거 속보는 물론 관련 뉴스를 한 곳에 모아 제공하고 접전지역의 경우 별도 코너로 구성해 관심도를 반영했다. 각 지역구별 후보자의 사진 및 소속 정당, 경력 등의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일찌감치 총선 특집 페이지를 선보인 다음은 분석 정보를 시각화하는 인포그래픽을 활용해 지역별 우세 정당, 정당별 의석수 증감 추이 등을 빠르고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각 지역 유권자들이 참여한 ‘투표약속’과 선거 당일 ‘투표 인증샷’ 캠페인 등 유권자들이 참여하는 투표 독려 캠페인도 눈에 띈다.

SNS를 활용한 서비스도 다양하게 구성했다. 네이버는 자사 SNS 미투데이와 연동해 후보자들의 SNS 활동 내역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후보자는 지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선관위에서 제공하는 후보자 개인별 정보와 함께 후보자가 운영하는 미투데이 콘텐츠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전달한다. 포스팅 장소 역시 지도 상 POI(Point of Interest, 관심지점)로 표시돼 후보자의 현장 방문 현황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서비스가 크게 늘면서 선거 개표방송도 큰 의미가 없어졌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많은 선거구가 박빙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측되면서 개표 막바지까지 이를 확인하려는 유권자들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트는 선거 당일 투·개표 현황을 네이트 4.11 총선 특집페이지에서 PC와 모바일로 실시간 중계한다. 선거 당일인 실시간 투표 현황을 제공하고 투표 마감 시점인 오후 6시부터 18개 주요 격전지별 출구조사 데이터 및 개표현황을 비롯해 YTN 생중계를 함께 제공한다. 개표 중계는 개표가 끝나는 다음 날 새벽까지 계속되며 다음날 새벽에는 당선결과 페이지를 오픈해 지역별·정당별로 당선자를 찾아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도 애플리케이션 경쟁에 가세했다. 지상파 개표방송과 동시에 모바일을 통한 개표정보도 함께 서비스한다는 구상이다. 실시간 선거뉴스나 후보자 정보는 물론 투·개표 현황과 선거 영상을 함께 제공한다.

MBC와 포털사이트 다음이 함께 만든 ‘선택 2012’ 애플리케이션은 방송국와 포털 공동 총선 서비스라는 점에 눈길이 쏠린다. 이를 통해 양사는 실시간 투·개표 현황, 당선결과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SBS가 만든 ‘국민의 선택’ 애플리케이션 역시 실시간 투표율과 실시간 개표현황을 비롯해 선거 당일 KBS, MBC, SBS 방송 3사 공동 출구조사 결과를 제공한다. 격돌! 20은 SBS 선정 관심지역 20곳의 개표 현황을, 집중!20은 SBS 선정 관심후보 20명이 속한 지역구의 개표 현황을 각각 제공한다.

■여론조사-선거유세 문화도 바뀐다

SNS을 통해 선거여론을 분석하는 소셜분석 사이트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휴대폰 보급이 크게 늘고 생활패턴도 달라지면서 기존의 유선전화를 통해 이뤄지는 ARS 전화 여론조사 표본의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아진 것과 상반된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서 언급되는 후보자에 대한 키워드와 전파되는 정보량, 여론을 주도하는 대상층 등을 종합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더 정확한 선거 결과 예측이 가능해졌다. 여론조사 기관의 분석 결과와 함께 소셜 분석 서비스 업체들의 분석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홍보회사 미디컴과 웹서비스 전문업체 유저스토리랩이 함께 만든 SNS 분석 솔루션 ‘트렌드믹스’는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 및 기타 온라인 사이트에서 확산되고 있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는 솔루션이다. 두 회사는 트렌드믹스 데이터를 활용해 이번 총선에 대한 트위터 민심을 살펴보는 ‘4.11 총선 SNS 민심’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스마트폰·SNS 열풍과 함께 이 세대를 잡기 위한 정치인들의 선거유세 문화도 바뀌고 있다. SNS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유권자들과 소통하는 것은 기본이고 동영상과 위치기반서비스(LBS)를 활용해 실시간 유세현장을 공개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선거포스터나 명함에 QR코드를 도입해 후보자에 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아프리카TV는 유세현장과 시민과의 만남 등 다양한 선거운동 현장을 전달하기에 텍스트나 이미지 SNS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앞세워 동영상을 통해 살아있는 현장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후보자들이 직접 찍은 유세 영상은 PC와 모바일을 통해 동시에 볼 수 있고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SNS 공유 기능도 갖췄다. 양방향적인 특징을 활용해 지지하는 후보에게 유료 아이템인 별풍선을 선물할 수도 있다.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사용하는 후보들도 늘고 있다. 한글과 컴퓨터 사장 출신 성남분당을 새누리당 전하진 후보는 위치기반 SNS 씨온을 활용해 모바일 상에서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자신의 현재 위치를 알린다. 서울강남을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도 방문하는 곳마다 장소를 체크인 하면서 소감을 적고 인증샷을 등록하며 어느 지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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