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3G폰 재고 털기…“얼마 쓴거야?”

일반입력 :2012/04/04 08:40    수정: 2012/04/04 15:25

김태정 기자

KT가 3G 스마트폰 재고 소진 총력전에 나섰다. 막대한 자체 예산을 들여 스마트폰 대당 수십만원치 경품을 얹었다.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부진으로 가입자 이탈이 심화된 가운데 비인기 제품 재고를 서둘러 처리, 전략을 가다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KT는 지난 3일 모토로라 ‘레이저’ 스마트폰을 사면 소니의 인기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PS3)’를 무료로 주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선착순 구매자 500명이 대상이다.

구체적으로 월정액 4만4천원 요금제로 24개월 약정가입 시 요금할인을 적용, 월 1만5천729원으로 레이저와 PS3를 모두 갖게 된다.근래 기준 PS3 국내 가격은 약 30만원대. 단순 계산으로 500대를 제공하려면 약 1억5천만원 이상이 필요하며, KT가 전액 부담했다.

이 프로모션은 모토로라 측 부담없이 KT가 단독으로 진행했다. 모토로라코리아 관계자는 “KT의 PS3 경품 프로모션에 우리가 별도 부담한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이통사의 프로모션이 달가울 리 없다. 자칫 제품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애플이 이동통신사들의 아이폰 자체 할인을 철저히 막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월 KT는 노키아 ‘루미아’ 구매자에게 마이크로소프트(MS) 게임기 X박스를 7만5천원에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X박스 가격도 PS3와 비슷하기에 약 75% 할인한 셈이다.

지난달에는 HTC ‘센세이션XL’에 일명 ‘박태환 이어폰’으로 불리는 ‘닥터드레(Dr.Dre)’ 이어폰을 기본 제공해 관심을 모았다.

KT가 프로모션을 내건 레이저, 루미아, 센세이션XL 등은 국내 성적이 부진하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레이저가 KT와 SK텔레콤으로 약 4개월 간 10만대 가까이 팔렸고, 루미아와 센세이션XL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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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KT가 판매 부진 스마트폰을 털어내기 위해 고육책을 펴고 있다”며 “한정적 프로모션이지만 제품 이미지 하락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KT는 지난달 22만3천598명의 가입자를 끌어왔지만 28만7천359명을 경쟁사에 내줬다. 한 달 새 6만3천761명의 가입자를 뺏긴 셈이다. KT에서 가입자가 6만명 이상 이탈한 것은 지난 2005년 번호이동 전면 자율화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