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새 아이패드용 킨들 앱 출시

일반입력 :2012/03/17 08:05    수정: 2012/03/17 08:24

남혜현 기자

애플이 16일(현지시각) '고해상도'를 강조한 새 아이패드 판매를 시작했다. 대다수 개발업체들이 높아진 화질에 맞춘 애플리케이션 업데이트를 준비중인 가운데 아마존이 발 빠르게 '새 아이패드용 킨들'을 내놔 주목된다.

아시아씨넷은 이날 킨들을 포함해 뉴욕타임즈, 트윗봇, 스케치북프로, 에버노트 등 새 아이패드 발매에 맞춰 레티나급 화질로 업데이트한 20개 앱을 소개했다. 이 중 전자책 관련 앱은 킨들이 유일하다.

아마존은 새 아이패드용 킨들을 공개하면서 해당 앱이 전작보다 더 선명한 글꼴과 새 기능을 추가한 도서목록 보기를 제공할 것이라 강조했다.

자체 태블릿인 '킨들 파이어'에 적용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일부 채택했다. 단말기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에 저장한 콘텐츠를 쉽게 불러오도록 한 것이다. 화면 상단에 있는 '디바이스'와 '클라우드' 선택 단추를 누르는 식으로 방법을 간소화 했다.아마존의 움직임은 최근 불거진 '전자책 반독점 이슈'와 맞물리면서 흥미를 자아낸다. 애플은 아마존 킨들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 내 주요 출판사들과 가격담합을 했다는 혐의로 유럽연합과 미국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간 아마존은 전자책 콘텐츠를 일괄적으로 9.99달러에 판매해 왔다. 수익을 크게 내지 않는 대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전형적인 박리다매 방식이었다.

상황이 바뀐건 애플이 아이패드를 출시한 2010년이다. 애플은 출판사들이 전자책의 가격을 마음대로 정하되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지불하는 '대리점 모델'을 도입했다. 시장 최강자인 아마존 역시 앱스토어 입점을 위해선 애플의 요구를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iOS 전용 킨들 앱에선 도서 읽기'만 지원할 뿐 '도서 구매'가 되지 않는다.

미국 법무부가 문제 삼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대리점 모델을 도입하며 애플이 그간 '저가 전자책' 정책에 반발한 출판사들과 가격담합을 했다는 것이다. 법무부 조사에서 애플이 불리한 판결을 받을 경우 상대적으로 아마존은 전자책 시장서 유리한 위치를 유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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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업계는 애플과 아마존이 기본적으로 '적대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일부 협력하는 모델을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애플은 아마존의 콘텐츠를, 아마존은 애플의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이익을 극대화 하지만, 시장 지배를 위해선 경쟁 관계를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애플은 최근 미 법무부에 제출한 소명서에서 만약 아마존이 정말 위협적인 존재라 불법 공모를 통해 견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왜 애플이 아이패드에서 킨들 앱을 지원하겠는가라며 킨들이 위협적인 존재라는 견해는 터무니 없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