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2]삼성 '노키아 지우기' 파상공세

일반입력 :2012/02/26 16:09    수정: 2012/02/28 15:48

바르셀로나(스페인)=김태정 기자

<바르셀로나(스페인)=김태정>삼성전자가 무너져가는 휴대폰 제국 노키아에 비수를 겨눴다. 얼마 남지 않은 노키아의 생존 기반인 신흥·보급형 스마트폰 시장 장악에 나선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서 추락한 노키아가 반격 거점으로 삼은 기지마저 ‘삼성판’이 된다면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2)’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수뇌부가 총집결, 전운이 짙어졌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삼성전자의 신무기 수준. 지난해 삼상전자가 판매량 기준 세계 1위에 올랐기에 더 관심이 모였다. 삼성전자가 MWC 2012에 내세운 주력 스마트폰은 ‘갤럭시빔’과 ‘갤럭시 미니2’, ‘갤럭시 에이스2’로 모두 보급형이다. 가격은 밝히지 않았지만 신흥시장서 200~300달러 내외 저가 판매까지 예상된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해부터 “신흥시장서 100달러 스마트폰 출시까지 검토 중”이라고 누차 밝혀왔고, 이제 현실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가격이 가격인 만큼 고급형에 비해 사양은 떨어지지만 그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최대 피해자는 노키아다.

한 때 휴대폰 최강이었던 노키아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공세에 밀려 생존을 논하는 처지가 됐다. 지난해 4분기에만 순손실이 10억7천만유로(약 1조5천750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7억4천500만유로(약 1조970억원) 이익을 낸 것과는 딴 판이다. 그나마 노키아 제품이 먹히는 곳이 중동과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지난해 말 기준 휴대폰 점유율 50%를 넘긴 텃밭이다. 삼성전자가 이 곳까지 쳐들어온다니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외에도 중국 ZTE와 화웨이가 저가 휴대폰을 쏟아내면서 고전해 온 노키아여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노키아는 지난 달 미국서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지원 스마트폰을 단돈 99.99달러에 출시하는 등 반격을 모색 중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적을 못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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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운영체제(OS) 협력도 불안하다. MS는 노키아 뿐 아니라 삼성전자와도 윈도폰 제작이 한창이다. 삼성전자 윈도폰 시리즈는 이미 출시 대기에 들어갔다.

프랜시스코 제로니모 IDC유럽시장 분석가는 “노키아는 모든 스마트폰 시장서 피 흘리고 있다”며 “경쟁사에 앞서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