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운명 가르는 스토리텔링 뭐기에...

일반입력 :2012/02/18 09:47    수정: 2012/02/19 09:53

게임업계가 신작 개발에 앞서 흥미 위주의 이야깃거리를 찾아 나선 것은 이제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과거에는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액션성만으로 게임의 재미를 대변해 왔지만 이제는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없으면 이용자의 외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의 공통 관심사가 스토리텔링으로 쏠린 것도 여기에 있다. 스토리텔링은 말 그대로 이야기다. 이야기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갈등과 사랑, 극복 등을 하면서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목적이다.

국내 시장에 등장한 온라인 게임을 보면 스토리텔링을 강조한 다수의 작품이 있다. 역사적 사실 또는 신화를 게임 소재로 활용해 이야기를 풀어나간 작품이 대부분이다.

넥슨의 2D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 나라’는 스토리를 강조한 대표적인 게임으로 꼽힌다. 장수 온라인 게임 중 하나인 바람의 나라는 고구려의 역사적 사실과 상상을 덧붙여 여러 이야기를 담아냈고 오랜 시간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1996년 4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바람의 나라는 전 세계에서 처음 출시된 그래픽 기반 2D 온라인 게임으로, 지금까지 약 1천회에 걸친 업데이트를 통해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추가했다. 이 게임은 지난 2005년 최고 동시접속자 수 13만 명을 기록하는 등 16년간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또 엔도어즈가 개발한 3D MMORPG ‘아틀란티카’는 고대에 가장 번성했지만 알 수 없는 이후로 멸망한 아틀린티스 문명의 얘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아틀란티카는 아틀란티스를 마법 문명국으로 풀어냈다.

아틀란티카는 PC패키지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턴제 전투 방식을 도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게임은 SNG 장르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아틀린티카S’다.

최근에는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트로이 전쟁의 치열함을 그린 작품도 등장했다. 알트원이 개발 서비스 중인 다중접속역할전쟁수행게임(MMOWRPG) ‘트로이’가 그 주인공이다.

게임 트로이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트로이 전쟁’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스 신화의 배경과 내용으로 재구성했다. 이 게임은 그리스 신화와 트로이 전쟁의 인물들을 활용해 콘텐츠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숨은 그림 찾듯이 게임 속에서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를 찾도록 한 것.

실제 게임 내 인던(인스턴스 던전)에서는 그리스 신화의 사건과 인물들을 찾아 볼 수 있다. 죽음의 여신과 불화의 신을 모티브로 한 케레스 사원, 에리스 사원 등이 등장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마조네스를 재구성한 아마존, 고대 그리스군 병사의 일화에서 컨셉을 딴 마라톤 고지 등은 게임 내 전장으로 구현 했다. 또 이 게임에는 신화 속 괴물인 에키드나, 스파르토이, 라미아, 사티로스, 몽마, 히폴리테, 미노타우로스, 메두사 등을 몬스터로 등장시켜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여기에 전차를 비롯한 클래스 2차 직업에서 활용 가능한 팔랑크스전술, 밀집사격전술 등의 스킬들을 통해 고대 그리스군의 전술법이었던 밀집보병술을 전장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관련기사

시장은 각 게임사가 앞으로도 스토리텔링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년 수십 종의 게임이 출시돼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용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 있어서다.

한 업계 고위관계자는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은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에 국환된 것은 아니다. 게임 개발에 있어서도 스토리텔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면서 “역사적 사실과 신화, 미래의 이야기를 재미있고 리얼하게 담아낸 게임은 앞으로도 꾸준히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