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빌 “후배 신인들과 글로벌 1위 꿈 함께”

일반입력 :2011/12/15 11:06    수정: 2011/12/15 11:19

전하나 기자

“피처폰 시절에는 오픈마켓이 열리면 모두가 스스로 알아서 하면 될 거라 생각했죠. 퍼블리싱이 필요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지금 보세요. 어떻습니까. 앱스토어에만 하루에도 300개 게임이 나와요. 치열한 경쟁 속 내가 만든 게임을 부각시키기 위해선 퍼블리싱 역량을 갖춘 파트너를 찾아야 합니다. 게임빌은 오랜 경험으로 마케팅 브랜드와 노하우를 쌓았죠.”

올 초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급격히 이동하면서 게임빌은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285억원의 매출을 올려 국내 모바일 게임 1위 자리에 오른 게임빌은 올해 400억 매출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송재준 게임빌 이사는 “11년간 꾸준히 모바일만 바라본 결과”라고 의미를 밝혔다.

그런 게임빌에게도 고민은 있다. 송 이사는 “게임빌의 국내 점유율이 최근 30%를 넘었지만 글로벌은 사정이 다르다”고 했다. “시장은 큰데 개발력은 한정돼 있죠. 더이상 게임빌 혼자 글로벌 시장을 커버하기는 어렵습니다. 국내 유능한 개발사들과 힘을 합쳐 가야할 때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게임빌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글로벌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컨소시엄에 라이벌로 꼽히는 컴투스와 함께 참여했다. 정부와 두 회사가 50억원을 출연, 중소 모바일게임사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번역, CS지원, 현지화 컨설팅, 홍보·마케팅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송 이사는 이 사업의 총 책임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게임당 투입 금액은 최대 1억원이며 개발사와 퍼블리셔간 수익배분도 기존 5:5에서 8:2로 개선했다. 8.25: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노리타운, 디디디게임즈, 블루어니언소프트, 선데이토즈, 아이디어박스 등 16개사를 게임빌, 컴투스가 각각 8개씩 나눠 맡는다.

“선정 기준은 아이디어와 시장성이었습니다. 가령 아이디어박스의 ‘플랜츠워’라는 게임은 모바일게임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AOS(전략 대전 액션 게임)장르인데 게임성과 상품성이 모두 충족된다고 판단했어요. 컴투스와 8개씩 나눠 맡긴 하지만 함께 16개사를 선정했기 때문에 다양성도 잘 반영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번 사업에 참여하면서 처음 접한 신생 개발사도 많았고 정말 유능한 개발자들이 우리나라에 많구나 느꼈다”면서 지난 2006년 처음으로 게임빌이 미국 법인을 설립하던 때 이야기를 이어갔다.

“미국 이동통신사를 무작정 찾아다니며 우리 게임을 보여줬죠. 발품 팔며 무지하게 고생했지만 처음엔 아무도 쳐다봐주지 않았어요. 우리만의 다져진 경험으로 후배 신인들의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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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빌이 퍼블리싱하는 8개의 게임은 내년 1분기말부터 순차적으로 글로벌 동시 출시될 예정이다. 게임빌 본사와 미국·일본 법인이 삼강체제로 총력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더욱 조직화돼 가는 모바일 게임 시장은 내년 이후 소수 업체들로 질서가 재편될 겁니다. 이미 수천만 유저풀을 가진 게임빌은 유리한 고지에 서 있죠. 게임빌이 발굴한 재능있는 개발사도 격동하는 오픈마켓 시장에서의 글로벌 1위라는 목표를 함께 꿈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