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면 와장창…3D 폰화면, 감성을 터치

일반입력 :2011/11/20 18:42    수정: 2011/11/22 16:46

정윤희 기자

화면을 터치하면 파삭하고 유리가 깨진다. 화선지에 물감 번지듯 예쁜 꽃들이 피어나고 새들이 지저귀며 날아다닌다. 스마트폰을 기울이면 시계도 함께 기울어지고 커피콩이 쏟아진다. 키티, 배트보이 등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놀 수도 있다.

“이제 똑같은 아이콘, 똑같은 인터페이스(UI)로는 부족합니다. 나 자신이 특별하다는 것을 보여줄 시기가 온 것이죠. 이제부터는 스마트폰도 개인화, 감성화 될 겁니다.”

네오엠텔(대표 윤성균)이 안드로이드폰용 3D 런처 ‘맥스홈’으로 ‘나만의 특별한 스마트폰’을 표방하고 나섰다. 스마트폰 2천만 시대에 접어든 지금, 이제 더 이상 똑같은 UI로는 이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깨달음이다.

“책도 표지 디자인으로 아이덴티티를 나타냅니다. 책 전체를 봤을 때는 내용뿐만 아니라 표지도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거죠.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입니다.”

UI가 고정된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폰에서는 아이콘, 테마 등을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다. 이를 도와주는 것이 ‘런처’라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다.

김윤수 네오엠텔 사장을 직접 만났다. 그는 맥스홈을 통한 ‘UX테인먼트(사용자 경험+엔터테인먼트)’ 실현을 강조했다. 예컨대 단순한 UI가 아닌 런처에서 알람시계를 맞추거나 뉴스를 보고, 뮤직플레이어를 통해 음악을 듣거나 캐릭터와 상호작용하며 노는 식이다.

“사실 처음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는 아이콘을 늘어놓은 것만도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UI는 초반에는 주목을 받더라도 보편화되면 더 이상 특징이 될 수는 없죠. 결국 스마트폰이 확산되면 확산될수록 다양성을 원하는 이용자의 욕구가 늘어날 겁니다.”

맥스홈은 기존 아이콘만 늘어놓아져 있는 심심한 UI에 아예 제로뎁스(0 depth)의 페이지를 더해 3D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낼 수 있게 했다. 속도도 기존 제조사 런처보다 훨씬 빠르다. 네오엠텔은 맥스홈이 최소 30%에서 최고 두 배까지 속도를 올린다고 설명한다.

3D지만 배터리 소모량도 적다. GPU와 오픈GL을 이용해 기존 런처보다 배터리 소모량을 최소화 시켰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제로뎁스와 최적화로 인해 평균 배터리 소모는 전체의 2%에 불과했다. 심지어 또다른 안드로이드폰에서는 배터리 소모량이 적어 표시되지 않기도 했다.

사실 네오엠텔은 스마트폰과 함께 갑자기 툭 튀어나온 회사는 아니다. 설립된 지 12년, 일반폰(피처폰) 시절부터 그래픽 UI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동안 축적한 기술노하우가 네오엠텔 자신감의 비결인 셈이다.

바뀐 점은 기존에는 B2B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일반 사용자에 주력한다. 예전에는 휴대폰을 만드는 대기업에 가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했다면, 지금은 사용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의 확산과 함께 네오엠텔에 생긴 변화다.

“사용자에게 일단 원하는 것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사실 과거에는 아무리 우리가 좋은 제품을 만들었더라도 제조사가 채택해주지 않으면 아예 소비자와 만날 기회조차 얻지 못했죠.”

B2B 시장을 통한 고정적인 매출은 사라졌어도 분위기는 더 좋아졌다. 그동안 제조사의 입맛에 맞추느라 다소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면, 직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며 참여한단다.

“지금은 정말 100% 우리가 원하는 대로 만든 제품으로 소비자와 만납니다. 잘하거나 잘못하거나 모두 우리의 책임인거죠. 오히려 지금의 비즈니스가 더욱 공정하고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습니다.”

현재 맥스홈이 제공하는 런처는 약 40개 정도지만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네오엠텔 내부의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API를 써드파티 콘텐츠 회사에게 오픈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 중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올해 연말에는 맥스홈 2.0 버전으로 판올림해 더 많은 기능과 그래픽 테마를 도입할 계획이다.

“지금 안드로이드폰을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구글에서 처음 주는 것은 기본적인 옵션이 없는 속칭 ‘깡통 자동차’입니다. 여기에 제조사가 페인트칠만 해서 내보내는 거죠. 그러나 앞으로는 내비게이션, 카오디오, 에어백 등 진화된 옵션이 점점 더 들어갈 겁니다. 이 뭔가 새로운 형태의 옵션을 네오엠텔 같은 회사가 제시하는 거죠. 이용자의 피드백을 받아서요.”

맥스홈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미 북미 지역, 유럽, 동남아시아, 인도, 태국에서 서비스 중인데 이용자 구성만 봐도 미국 이용자가 30%로 한국 이용자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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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엠텔은 여세를 몰아 내년부터는 해외 지역 마케팅도 병행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해당 지역 안드로이드폰의 30%는 맥스홈을 깔게 하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은 해외에서 좋은 피드백이 들어와도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았어요. 괜히 섣부르게 마케팅하면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내년부터는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파트너 제휴를 맺어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해 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