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S, 배터리 게이트로 비화?

일반입력 :2011/11/03 08:26    수정: 2011/11/03 10:03

이재구 기자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4S의 배터리수명이 제품 사용설명서에 나온 것보다 훨씬더 빨리 방전돼 버리는 문제를 일으키면서 이른바 '배터리 게이트'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화면이 노란색으로 변한다는 아이폰4S의 옐로게이트에 이어 보고된 이 새로운 배터리수명 조기소진의 유력한 원인으로는 iOS5의 결함가능성, 새로 장착된 듀얼코어 A5칩의 전력소진 등이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다.

애플의 3번째 아이폰4S 출시는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15개국에서 오는 11일 동시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한국이외에 아이폰4S를 출시하는 나라는 홍콩, 뉴질랜드, 그리스, 알바니아, 아르메니아, 불가리아, 엘살바돌, 말타, 몬테니그로, 파나마, 폴란드,폴투갈 등이다.

씨넷은 1일(현지시간) 지난 달 말 영국의 가디언지의 기사에서 지적된 타임존(Time Zone) 변경에 따른 배터리급속소진 해결책조차도 소용이 없는것으로 밝혀졌으며, 이와 무관하게 상당히 많은 아이폰4S 사용자들이 똑같은 배터리조기방전 문제를 겪고 있다며 배터리게이트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이러다가 배터리 게이트로 비화될 수도

보도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로 애플과 접촉한 것을 감안할 때 이대로라면 아이폰4의 안테나게이트에 이어 아이폰4S의 ‘배터리게이트’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아이폰4S는 설명서 상으로는 이전의 아이폰4보다 3G에서 통화할 때 1시간이나 음성통화시간이 늘어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오히려 대기시간이 100시간이나 줄어 들었다.

실제로 영국의 가디언지는 지난 주 많은 아이폰4S사용자들이 아이폰4S 배터리수명이 광고에 나온 것보다 짧은 데 대해 지원(수리)을 받기위해 애플지원사이트로 달려갔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이런 사례와 관련한 수많은 사례와 보도가 나왔음에도 애플은 수많은 사용자들이나 언론에 이를 설명하기를 기피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전의 안테나게이트와 비슷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씨넷은 애플이 이처럼 고객에게 무응답으로 가면 안테나게이트처럼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도는 애플이 과거 안테나 게이트 발생시 사용자들이 안테나 쥐는 법에 따른 문제점을 동영상으로 올렸음에도 3주나 지나서야 이 문제를 해결하려 나섰던 점을 함께 지적했다.

■아이폰4까지 괜찮다가 갑자기 왜?

유독 아이폰4S에서 지금까지 괜찮던 배터리방전 문제가 갑자기 불거진 이유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하지만 당장 용의선상(?)에 오른 원인으로는 iOS5운영체제(OS)를 꼽을 수 있다.

먼저 이 배터리 소진문제는 아이폰4S뿐만 아니라 아이폰4사용자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경우 모두 iOS5를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연히 배터리 조기방전의 용의자로 아이폰4S발표 직전에 애플이 내놓은 iOS5가 용의자가 될 수 밖에 없다.

iOS5는 수많은 3GS나 아이폰4 하드웨어 단말기 공급사에게도 새로운 특징을 제공했다.

따라서 iOS5가 반쪽짜리 OS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버전은 그렇지 않음을 보여준다. 애플은 고객에게 출시하기 전에 앞서 상당한 시간을 들였다. 개발자는 7개의 베터버전을 내놓았다. 이들은 4개월의 간격을 두고 있다. 이는 버그가 없을 것이란 점을 말해 준다.

■필 실러 애플 부사장도 이미 알고 있었다?

아이폰4S를 특별하게 보는 요소 가운데 또 다른 것으로는 손쉽게 떠오르는 것으로는 A5칩이 있다. 새롭게 장착된 A5칩은 아이패드2에는 사용됐지만 아이폰용으로는 처음 적용됐다.

제품 출시후 아이픽스가 분해해 본 아이폰4S에 들어간 A5칩은 전력소비를 줄이기 위해 아이패드2에서보다 느린 속도로 가동되고 있다.

이것이 정말로 문제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필 실러 애플 수석 부사장은 아이폰4S 발표회장에서 애플은 배터리수명을 이전 모델에 맞췄다고 말했지만 이와 반대되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필 실러 부사장은 “여러분은 아주 얇은 폰안에 강력한 프로세서를 넣는다면 포기해야(trade off)할 것 중 하나가 배터리수명이다. 그러나 (애플의) HW, SW팀 등은 업계에서도 앞선 배터리 수명을 내려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한 바 있다.

■타임존따라 배터리 소진되는 문제도 해결안돼

배터리게이트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하나 더 붙는다.

지난 주 영국 가디언지가 일부 아이폰4S 사용자들로부터 타임존(Time Zone)을 넘어가는 여행시 배터리 소진이 많이 된다는 불평에 대해 제시한 해결책이 별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씨넷은 지난 주말 등장한 “타임존을 넘어가는 원거리 이동시에는 시간설정 기능을 껐다가 이동시 다시 켜면 급속한 배터리 소진을 막을 수 있다“는 방법도 별 소용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씨넷의 보도를 본 많은 독자들이 이 사이트에 보도에 나온 방식대로 해봤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연락을 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배터리수명의 급속한 소진 문제는 적어도 아이폰4S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지난 해 발생한 안테나 게이트와 유사한 사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애플, 어떻게 대응할까?

지난 해 애플은 안테나 게이트가 터지자 22일 만에 CEO가 직접 나서서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지난 4월 애플이 암호화되지 않은 아이폰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왔을 때도 애플은 정공법으로 나왔다.

타계한 스티브 잡스 당시 애플CEO는 위치데이터수집 문제와 안테나 게이트 문제가 발생하자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우리는 제품을 출하한 지 얼마안돼서 이런 소식을 듣게 됐으며 지금으로부터 22일 전에 제품의 문제점에 대해 들었다. 애플은 기술회사인데 저 친구들(안테나게이트 등으로 고생하는 소비자)들에게 3개월이나 모래속에 머리를 처박고 있으라는 것은 애플답지 못하다. 애플은 우리가 만들 필요가 있는 제품을 만드는데 있어서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과학자와 기술자를 보유한 회사다.”라며 문제해결에 나섰다.

애플은 두 경우 모두 공식적으로 문제를 인정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SW업데이트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아이폰4의 출시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애플이 최초의 iOS SW업데이트를 하는데 한달도 안걸렸다. 이 때는 이통사의 수신신호강도를 표시하는 방식을 변화시킨 패치를 내놓았다. 위치 DB문제는 해결하는데 2주일이 걸렸는데 위치서버에 사용자가 위치서비스를 꺼버릴 때마다 저장데이터를 즉각 지워버리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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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넷은 배터리게이트가 터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면 애플은 다시금 과거처럼 SW 업데이트 방식으로 이를 해결하려 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애플은 2일 오후 개발자들에게 아이폰4S 및 아이패드용 iOS 5.0.1버전을 내놓았다. 애플은 이날 몇 주 내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패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조기방전문제가 iOS5문제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