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는 LG, 무시하는 삼성…LTE 점입가경

일반입력 :2011/10/10 15:23    수정: 2011/10/10 15:36

김태정 기자

“갤럭시S2의 진한 화면 색채는 청소년 정서에 나쁘다. 발열이 심해서 계란프라이 만들기에는 딱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힘을 모아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공개적으로 공격했다. 수준 낮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을 판다는 도발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후발주자의 마케팅 전략일 뿐 신경 쓸 필요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스마트폰 시장서 제 힘을 못내는 LG전자가 특기인 ‘디스플레이’로 승부처를 옮기려는 시도에 삼성전자는 무 대응으로 일관하는 양상이다.

■LG “슈퍼AMOLED, 수준 낮다”

10일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서 연 간담회 현장은 이 같은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났다. LG그룹 차원에서 갤럭시S2를 깎아내리는 총력전이다.

LG전자의 주장은 간단하다. LTE 스마트폰은 대용량 동영상 재생이 핵심 기능인데, 갤럭시S2는 디스플레이가 수준 이하여서 이용자들이 애 먹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LG전자가 ‘옵티머스 LTE’에 탑재한 디스플레이는 AH-IPS로 LED를 광원으로 쓰기에 소비전력을 크게 낮췄다. 자체 발광으로 발열이 높은 삼성전자 슈퍼아몰레드(AMOLED) 대비 소비전력이 2.3배 덜 든다는 설명.

또, 아몰레드는 IT/방송기기 색상표준인 ‘sRGB’ 기준을 50% 이상 벗어나 눈이 피로한 반면, AH-IPS는 sRGB에 100% 맞췄다고 LG 측은 주장했다.

여상덕 LG디스플레이 모바일/OLED 본부장은 “눈이 피로한 슈퍼아몰레드는 청소년 건강에도 좋지 않음이 의학적으로 증명됐다”며 “발열이 심한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삼성 “후발주자니까 이해”

스마트폰 전쟁이 치열하지만 공개적인 경쟁사 모델 비판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LG전자가 느끼는 위기감이 크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애플을 맹추격하며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넘보는 가운데 LG전자는 좀처럼 5위권 진입도 어려운 모습이다. 휴대폰 사업부는 지난해 2분기부터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 분기 영업적자는 539억원이다. 때문에 TV 사업에서 재미를 본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스마트폰에 도입,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인데 시장은 아직 더 두고 보자는 반응이다. ‘화질’로 인해 스마트폰 호불호가 얼마나 가려질지 전문가들도 예측을 어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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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에 없는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콘텐츠 장터 등으로 무장한 삼성전자는 ‘화질 도발’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후발 주자가 선두를 깎아내리는 마케팅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며 “갤럭시S2의 막대한 판매량을 보면 소비자 선호도는 쉽게 가려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