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버블?...실리콘밸리 투자의 전설 가라사대

일반입력 :2011/09/15 11:46    수정: 2011/09/15 21:06

이재구 기자

“현재 IT업계의 상황은 버블(거품)이 아니라 붐(호경기)이다. 지난 2000년과 달리 인터넷은 물론 소셜, 로컬, 모바일을 가지고 있으며 이 세가지 지각판의 변동과 지진이 기회,변화,파괴적혁신의 쓰나미를 가져오고 있다....”

실리콘밸리 투자의 전설로 불리는 존 도어가 현재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인터넷중심의 IT경기에 대해 현시점은 IT 붐이라고 진단했다.

실리콘밸리의 전설적 벤처캐피털리스트(VC)이자 구루로 통하는 존 도어는 14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가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디스럽트 행사의 노변정담(fireside chat)을 통해 이같은 생각을 밝혔다.

존 도어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징가, 그루폰,페이스북,링크드인 같은 회사들이 모두 실질적인 매출과 성장세와 일부 실질적 이익을 보이고 있는 점을 꼽았다. 또 이들의 가치가 놀랄 만 하게 크며 이런 일들이 항상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라며 이에 주목했다.

존 도어는 지난 80년 이래 실리콘밸리 최대의 벤처캐피털인 클라이너퍼킨스코필드앤바이어(KPCB)의 파트너로 활약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 최고의 투자자로서 녹슬지 않는 명성을 누리는 인물이다. 그에게 전설적 투자자의 명성을 가져다 준 최초의 회사는 인텔이었으며, 이어 넷스케이프, 컴팩,시만텍,썬마이크로시스템즈,아마존,구글 등이 모두 그가 초기에 투자한 회사로서 성공한 대표적 IT기업이다.

■지난 2000년 버블과는 분명히 달라

존 도어는 오늘날의 IT산업계가 붐인지 버블인지에 대해 묻자 매우 분명하게 “붐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또 모든 것들이 통제가능한 상황에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2000년 IT버블시점에는 크게 두가지의 차이점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며 “지난 2000년에는 큰 건(Big Thing)이 ‘인터넷’ 하나밖에 없었고 2억명의 사용자를 가지고 있는 그것이 갈라지려 하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하지만 도어는 “오늘날엔 인터넷뿐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소셜, 로컬, 그리고 모바일을 가지고 있으며 이 세가지 지각판의 변동,지진은 기회,변화,파괴적혁신의 쓰나미를 가져오고 있다. 이들은 또 한꺼번에 50억인구가 인터넷에서 얘기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어는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들은 지난 2000년 닷컴붕괴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자제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00년 당시 실리콘밸리에는 990억달러의 투자를 받은 8천개의 신생벤처가 있었지만 오늘날엔 230억달러의 투자를 받은 3천개의 신생벤처가 있을 뿐“이라고 비교설명했다.

이어 “나는 현재 시점이 버블(거품)이기보다는 붐(호황)이라고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어는 “붐은 과잉투자를 이끌어 낼 것이며 완전고용으로 이어지며, 수많은 기술혁신으로도 이어진다. 실패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것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요한 것은 IT업계가 수많은 기술혁신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오랫 동안 견디면서 지속가능한 큰 회사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며 그것이 현재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도어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징가, 그루폰,페이스북,링크드인 같은 회사들은 모두 실질적인 매출과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의 경우 실질적 이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의 가치는 놀랄만하다(crazy)며 ”그러나 이런 일들은 항상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재생에너지 붐에 대해

존 도어는 실리콘밸리의 재생에너지 기술붐이 미국 정부의 지원프로젝트에 힘입고 있다는 견해에 대해 부분적으로는 맞고, 또 부분적으로 틀렸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전세계 에너지시장은 거대하며 규제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자본주의는 한쪽에서 바이오연료,전기자동차를 얘기하거나, 또는 다른 쪽에서 그린테크 제품을 얘기하든 어떻든 간에 이런 시장을 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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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초기기술과 오늘날의 가장 인기있는 분야의 병행에 대해서 “솔라 시장은 PC,스토리지처럼 매우 경쟁적인 시장”이라며 “이들도 초기에는 수많은 기업이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몇몇업체들만이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도어는 IT산업은 정부의 지원없이는 이뤄지기 힘들다며 IT산업의 신화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사례로 “인터넷 프로토콜에 정부가 개입돼 있었고, 체 컴퓨터과학은 미고등국방기술연구원(DARPA)가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스스로를 차고에서 창업한 외로운 사업가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