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고용증가 등 경기 회복 신호탄

일반입력 :2010/12/21 10:43

이재구 기자

실리콘밸리 IT기업이 호황을 보이면서 이 지역뿐 아니라 캘리포니아 경기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이 지역내 고용확대와 공장건설 증설 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표가 뚜렷하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21일(현지시간) 올들어 실리콘밸리의 IT경기가 살아나면서 지역경제가 동반해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는 지난 2007년말 수준으로 완전히 경기가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IT경기활성화에 힘입어 1년전에 비해 56%의 고용증가를 보인 새너제이를 대표적 사례로 소개했다.

새너제이지역 브로케이드, 주니퍼 등 경기 활성화 신호탄

특히 실리콘밸리의 회생은 수년간 개발이 안된 새너제이 북쪽 1번가와 237번고속도로 교차로에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시스템이 새로 지은 52만5천평방피트 캠퍼스를 짓고 이주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이 회사는 600명의 직원을 새로 채용, 총직원을 5천명으로 늘렸다.

리테일러타깃코프는 몇발짝 아래쪽에 가게를 열고 내년엔 그 근처에 호텔이 개장할 계획이다. 캘리포니아의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지만 많은 실리콘밸리 회사들은 회복되고 있다. 게다가 기업 연봉조사 회사인 에퀼러의 직원들의 매출도 크게 늘어 이들은 크리스마스선물로 아이패드를 받았다. 마이크 크레이코 브로케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어려운 시절에 자라서 정말 어려운 환경에서 사람들을 늘렸어요”라고 말했는데 이 회사는 10월로 끝나는 회계연도 매출이 7% 증가한 21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는 브로케이드가 현재 실리콘밸리에 또다른 235명의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이코 CEO는 우리는 항상 인터뷰를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지난 6개월 간 IT 위주의 기업들이 몰려있는 북캘리포니아지역의 실업률은 브로케이드와 주니퍼네트워크 같은 기업들이 급속히 고용과 영업활동을 확대됨에 따라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실리콘밸리 경기회복 파급 기대감

실리콘밸리의 부활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다른 지역으로 파급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10년 전인 1990년대 기술붐이 일었을 때 실리콘밸리의 성장은 사람들이 이지역에서 실리콘밸리로 통근하면서 이 지역과 그 이외지역으로 건설 붐에 불을 당겼기 때문이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주요 구성 축인 새너제이는 미국 경제, 특히 세계의 기술엔진인 실리콘밸리의 성장엔진이 캘리포니아 경제위기의 탈출구로서의 희망감을 더해주고 있다.

보도는 또 실리콘밸리 남쪽 새너제이에서 불어닥치기 시작한 이 지역 경제활성화의 징후와 그 원동력은 계속 이어지는 세계적 IT 수요 증가라고 전했다. 이러한 글로벌 IT수요 가운데 많은 부분이 여전히 실리콘밸리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점이 경제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로케이드의 크레이코 CEO는 “스마트폰같은 트렌드에 의해 촉발된 절대적으로 만족할 줄 모르는 IT분야의 수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자신은 이러한 수요는 자신의 생애에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보도는 그러나 농업을 비롯한 전 분야를 포괄하는 캘리포니아 주 전역이 실리콘밸리의 기술파도에 힘입어 완전히 회생한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점도 아울러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의 경제문제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이달 초 선출된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언급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캘리포니아 주 예산적자는 예상했던 254억달러보다 많은 281억달러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통계가 보여주는 실리콘밸리 고용 증가

이런 가운데에서도 캘리포니아주 고용개발부의 통계가 이같은 실리콘밸리의 회복 징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실리콘밸리 핵심 도시인 서니베일과 산터클라라의 실업률은 지난해 12월의 12.2%에서 지난달 11%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중 캘리포니아주 전체의 실업률은 사실상 12.4%에서 그대로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IT뿐만 아니라 새너제이지역 개인분야의 성장률 또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지역은 이미 캘리포니아 경제전반을 살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 해 말 이래 이지역은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되돌아온 일자리 6만6천개 가운데 1만2천개에 해당하는 일자리를 채웠다.

새너제이 지역은 오렌지카운티와 함께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지속적인 일자리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두 개 지역 가운데 하나임이 캘리포니아주 통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섣부른 전망 이르지만···새너제이 일자리 56% 증가

물론 이같은 회복의 신호탄이 반드시 2008년 이전으로 완전히 회복된 실리콘밸리 경제를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직 이지역의 실업률은 지난 2007년말의 4.9%보다 높으며 당시 미국 전체 평균 실업률 9%보다 높다.

보도는 이와관련 지난 주 이지역의 야후가 직원의 4%인 600명을 정리해고 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럼에도 처크리드 새너제이시장은 “회사들의 사업 확장을 위한 파이프라인은 매우 좋아보인다”는 예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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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너제이의 경제개발청에 따르면 새너제이의 일자리는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전년동기보다 56% 증가한 7천100개나 생겨났다.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늘어난 회사의 수도 지난해 동기보다 5% 늘어난 1천100개를 기록했다.

급속히 성장하는 회사 가운데 하나는 나노테크놀로지 신생기업 쇼킹테크놀로지로 이달초 5만2천에이커규모의 공장을 새너제이에 설립했다. 이 회사는 내년에 전자제품의 정전기를 막는 기술을 제품화해 생산해 내놓을 계획이다. 렉스 코소스키 쇼킹 CEO는 “이에따라 올해 15명의 직원을 고용해 직원을 40명까지 늘렸고 내년에는 많게는 3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