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시장 뇌관 ‘OTT’ 뭐길래...

KISDI, ‘OTT 사업 진화와 쟁점’ 보고서 내놔

일반입력 :2011/08/17 17:08

정현정 기자

미국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Over the Top) 서비스의 진화 방향과 쟁점을 정리한 보고서가 나왔다.

OTT는 망중립성 논란에서 유료방송 가입자 이탈, N스크린 콘텐츠 분쟁까지 최근 대두되는 방송계의 핫이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17일 발간된 ‘OTT 서비스 사업 진화 방향과 계층별 주요 쟁점’ 보고서에서 OTT 서비스 사업자의 사업특성을 계층별로 구분해 살펴보고 각각의 계층에서 고려할 쟁점들을 정리했다.

OTT는 인터넷망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대표적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워 2천459만의 가입자를 확보해 미국 최대 유료방송 사업자 컴캐스트를 앞서고 있다. ‘훌루’ 역시 유료서비스를 개시한 지 1년 만에 유료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고 올해 약 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OTT 서비스가 유료방송 사업자를 크게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들이 참여해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단말을 무기로 기존 유료방송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OTT 서비스 등장 이후 유료방송 해지율이 증가하는 ‘코드컷팅’ 현상이 빈번해졌다.

이에 대한 반론도 적지는 않다. 기존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사업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OTT 서비스를 활용하며 보완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OTT로 인한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민성 KISDI 방송·전파정책연구실 연구원은 “OTT는 활발히 진화하고 있는 서비스인 동시에 기존 유료방송 시장에 미칠 파급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며 “OTT 서비스의 진화 방향과 유료방송 시장에 대한 영향력에 대해 고려해야 할 쟁점을 검토하는 것은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OTT 서비스는 광고 기반에서 월정액 가입료 기반의 유료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콘텐츠가 필수적이므로 OTT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 간 협상이 활발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말기도 다양하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용망을 통해 서비스하는 유료방송 서비스는 반드시 특정 단말기만을 사용해야 하는 제약이 있었지만 범용망을 사용하는 OTT 서비스에서는 다양한 단말기를 통해 보다 많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른 이슈도 적지 않다. 현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는 방송법의 적용을 받지 않지만 OTT 서비스가 UCC 같은 비프리미엄 콘텐츠 외에도 TV와 영화 등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하고 유료가입자 기반의 플랫폼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유료방송 사업자에 준하는 법 적용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OTT 서비스를 망중립성 적용 대상으로 볼 수 있을지도 문제다. OTT 서비스로 인한 수용량 이상의 트래픽이 발생했을 때 망제공 사업자가 이를 차단하는 등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대가 요구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트래픽 점유율은 24.7%로 북미지역 트래픽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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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되는 단말기가 PC를 넘어 콘솔, 셋톱박스, 태블릿PC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되면서 콘텐츠 대가 협상도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이러한 2차, 3차 유통에 대해서도 대가를 받기를 원하면서 이 과정에서 콘텐츠 사업자와 OTT 사업자 간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박민성 연구원은 “OTT 서비스의 진화방향이 어떻게 되든 간에 OTT 서비스의 등장은 기존 방송시장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줄 것”이라며 “OTT 서비스가 기존 유료방송 판도를 바꿔놓을 수도 있고 기존 사업자의 지위를 강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국내 방송시장에서 OTT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