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vs 구글, 데이터센터 비교하니...

일반입력 :2011/07/31 10:27

데이터센터 영역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은 독특한 존재다. 두 회사는 손수 모든 IT인프라를 설계하고, 제작하며 ‘공개’ 한다. 서버, 스토리지, 플랫폼, 운영시스템 등에 걸쳐 두 회사의 성과는 컴퓨팅 분야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선배는 구글이다. 구글은 꾸준히 자체 시스템 개발에 공을 들였다. 수십만 대에 달하는 서버를 운영하기 위해 비용절감차원에서 화이트박스 서버를 이용한다. 파일시스템, 분산파일처리시스템 등도 상용SW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만들었다. 이런 노하우는 모두 논문으로 공개되며 업계는 이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다가설 수 있었다.

페이스북은 그 후배에 해당한다. 단순히 제일 유명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가 아니라 컴퓨팅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이들을 단순히 동일선에 놓고 보기 힘들지만,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두 회사의 행보는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하다.

■오픈 컴퓨팅의 본격적인 시대를 열다

그 열정 덕에 구글의 데이터센터 시스템은 단순해지고 표준화됐다. 구글의 시스템 엔지니어링 기술은 세계 곳곳에 퍼져 있다. 이제 호환성 있는 다른 시스템과 구별하기 힘들어졌을 정도다.

구글은 2009년 자신들의 서버 디자인을 공개한 바 있다. 데이터센터 전원공급 중단에 대비한 설비인 UPS를 서버 각각에 집어넣은 것이 특징이었다. 12볼트 배터리를 서버마다 내장하게 했다. 1천160개의 서버를 탑재할 수 있고 전력소비량은 250킬로와트에 불과한 컨테이너 형식의 데이터센터도 이때 공개됐다.

구글의 경쟁사로 떠오른 페이스북은 올해 신축 데이터센터를 공개하며 자체 개발한 하드웨어 디자인을 선보였다. 여러 업체들이 참여한 ‘오픈 컴퓨트 프로젝트’의 성과였다.

오픈 컴퓨트 프로젝트는 데이터센터 서버 하드웨어에서 신비성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비성이란 구글을 포함한 IT제조업체들이 자사의 설계노하우를 비밀로 감추는 것을 뜻한다.

페이스북이 자체 데이터센터에 기존 서버업체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다. 페이스북은 이를 넘어 서버 전체 디자인부터 세부적인 스펙, CAD 도면까지 공개했다.

기능은 페이스북의 기호에 맞춰져 있다. SNS, 메시징, 분산저장 등의 특정 애플리케이션만 구동하면 되므로 멀티스레드의 필요성은 적기 때문이다. 필요한 기능을 줄임으로써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상용벤더의 제품보다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페이스북 인프라의 에너지 효율성은 더 놀라게 했다. 페이스북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은 1.07을 달성했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평균적인 에너지 소모량은 1.5PUE다.

페이스북은 자신의 서버 디자인을 오픈소스로 만들었다. 누구든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델은 재빨리 서버제품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포섭했다. 이는 구글이 자사의 서버 디자인에 소유권을 유지한 것과 대조된다.

모든 회사들이 기호에 맞게 서버를 디자인하고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구글, 페이스북이 자신들의 행보를 강도높게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은 규모의 경제 때문이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자신들에게 맞춤화된 제품을 수천대 규모로 조립하는 만큼 비용은 싸지고, 디자인 역시 비용절감에 철저히 초점을 맞췄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데이터센터가 동일한 서버 수천대의 묶음이란 점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서는 혜택을 준다. 호환되는 서버를 대우하는 능력, 서버 성능에 기반한 추론 능력 등이 이들을 통해 얻어졌다.

이 능력들은 계획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시스템을 평가, 배포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저전력 서버, 기대되는 페이스북의 행보

페이스북 데이터센터 하드웨어를 둘러싼 소문 중 하나는 설비의 효율성을 높이는 단계로 ARM 혹은 아톰 프로세서를 활용할 것이란 점이다. 페이스북 CTO는 인텔이 마이크로서버 계획을 발표하는 세미나에 참석해 현재 실험이 진행중이라 밝힌 바 있다.

저전력 CPU 서버를 통해 그린 컴퓨팅을 실현한다는 페이스북의 목표는 최근 더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국제 그린 컴퓨팅 컨퍼런스에서 페이스북은 인텔-AMD 서버 CPU와 타일레라(Tilera)의 32비트 타일프로64 CPU를 멤캐시(Memcache) 성능으로 비교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멤캐시는 페이스북과 많은 웹기반 기업에서 활용되는 데이터 캐싱기술이다. 디스크에서 사용자에게 데이터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DB)로 통한다.

멀티코어와 고밀도 포장을 특징으로 하는 타일레라 CPU와 전통적인 CPU를 비교한 결과는 전기 소모에서 이점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멤캐시의 허용성능을 높이면서 냉각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타일레라 프로세서는 일부 애플리케이션에서 와트당 성능에서 인텔의 샌디브릿지 아키텍처보다 10배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하둡, NoSQL, 인메모리DB 등 분석 프레임워크 등에서 높은 성능을 보이도록 설계됐다.

프로세서의 각 코어는 0.5와트 이하의 전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칩 전체로 보면 36코어 프로세서는 20와트, 64코어는 35와트, 100코어는 48와트를 사용한다. 인텔의 서버 CPU가 전력소비량 35~95와트를 보이는 것보다 훨씬 높은 효율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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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전력 설계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마이크로서버, 그리고 멤캐시는 향후 여러 응용프로그램에서 사용되고, 훨씬 더 많은 확장성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이제 마이크로서버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구글이 이미 저전력 설계 마이크로 서버의 성능실험을 했던 것과 유사한 행보다. 구글이 여전히​​ 효율적인 데이터센터 설계에 대한 칭찬을 받고있는 만큼, 페이스북은 데이터센터의 효율성 증대를 위한 맞춤 설계방식 마이크로서버를 공개하지 않을까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