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의 숲을 보다’…컴퓨팅 르네상스와 인텔

일반입력 :2011/07/27 09:48    수정: 2011/07/27 13:48

<페낭(말레이시아)=김우용 기자>“2015년이면 10억명 이상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그들의 디바이스는 150억개로 늘어날 것이다. 이들은 결국 모두 데이터센터의 서버를 중심으로 엮인다. 컴퓨팅의 르네상스다. 이를 위한 것이 효율성을 높인 클라우드다.”

앨리슨 클라인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열린 ‘인텔 클라우드 서밋 2011’에서 이같이 밝혔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유선과 무선을 통해 거대한 컴퓨터를 중심으로 오가는 시대. 그는 컴퓨팅의 르네상스라 표현했다.

인터넷 접속자와 디바이스의 증가는 IT업체, 통신사, 일반기업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 서비스 제공자는 원활한 데이터 유통을 지원해야 하며, 거대한 네트워크를 제공해야 한다. 일반 기업은 이를 비즈니스에 유리하도록 활용해야 한다.

이는 인텔에게 기회다. 데이터센터 서버가 늘어날수록 그만큼 서버 프로세서의 판매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텔은 이 시점에 자사의 매출감소를 유발할지 모르는 인프라 효율성을 외치고 있다.

인텔에 따르면, 스마트폰 600대가 새로 늘어나면 데이터센터에 서버 한대를 더 늘려야 한다. 스마트폰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아이패드는 120대가 팔릴 때마다 서버 한대를 늘리게 한다.

늘어나는 서버의 수는 그만큼 에너지를 더 소비하고, 그린IT에 역행하게 된다. 이는 IT소비의 감소를 낳는 부메랑이 된다. 인텔이 마냥 서버 프로세서의 판매 증가를 뒷짐지고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앨리슨 클라인 이사는 인텔의 클라우드 전략을 세 가지라고 밝혔다. 우선, IT와 서비스 제공자를 대상으로 그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한다. 그 다음, 취합한 요구사항을 시급한 순서로 우선순위를 매긴다. 마지막으로 각 요구사항에 맞춰 시급한 문제부터 기술과 제품에 반영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작업은 두 방향으로 진행중이다. 첫째, IT업체들과 협력해 각 솔루션을 클라우드에 최적화하는 레퍼런스 아키텍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인텔은 클라우드 빌더 프로그램이라 명명했다.

클라우드 빌더는 인텔의 CPU뿐 아니라 각종 기술력을 실제 IT제품에 녹여내고, 기업들이 쉽고 효율적으로 클라우드를 구축할 수 있는 모델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시스코시스템즈의 유니파이드 컴퓨팅 및 네트워크 패브릭을 어떻게 클라우드 환경에 맞춰 구축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형태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SW, 보안, 컴플라이언스 등에 걸쳐 종합적인 참고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둘째, 세계 기업들과 연합해 데이터센터 표준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기업마다 제각각인 데이터센터 아키텍처를 표준화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실제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는 시도다. 이는 작년 10월 발족한 오픈 데이터센터 연합(ODCA)을 통해 이뤄진다.

ODCA는 작년 10월 출범 당시 70개 회원사가 참여했다. 이는 1년도 안돼 280개 회원사를 거느리게 됐다. 회원사들의 연간 IT지출 규모는 1천억달러(약 100조원)에 이를 정도로 IT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한국 기업도 다수 참여했다.

ODCA의 방향은 이기종 인프라를 통합하고. 자동화하면서, 관리툴을 표준화하는 것이다. 또한 참여 I기업들의 자사 이익 추구에 매몰되지 않고, 투명성을 높여 상생을 유도한다는 의도도 있다.

인텔은 ODCA의 기술 자문 역할을 맡았다. 자사의 데이터센터 기술과 직접 클라우드를 운영해본 노하우를 각 기업들과 공유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클라우드 비전 2015’은 그 일환이다. 클라우드 비전 2015는 통합, 클라이언트 인식, 자동화 등으로 데이터센터 환경의 효율화를 추구한다.

이밖에 ▲CPU단에서 데이터 암호화를 가속하는 보안 기술 AES-NI ▲데이터센터 서버의 에너지 관리 솔루션인 파워노드 매니저 ▲사용자 인증기술인 인텔 TXT ▲인텔의 싱글 사인온 SW '익스프레스웨이 액세스 360'과 '익스프레스웨이 게이트웨이 서비스' 등도 클라우드를 위해 인텔이 내놓은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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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모두 효율적인 클라우드 구축과 활용으로 모인다. 낭비를 줄이기 위해 고안된 클라우드에서 파생될 역효과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센터에 주목하면서 고객과 협력사 들과 적극적으로 연합하는 인텔의 시선은 CPU가 한곳에 대량으로 모인 데이터센터를 숲으로 보고 있다.

앨리슨 클라인 이사는 “컴퓨팅의 세계가 삶의 구석구석을 스며들면서도 단순해지고 있다”며 “우리 모두 기나긴 항해의 시작점에 있으며, 가장 기본적인 컴퓨팅 기술부터 기업의 클라우드 구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