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 시총 30배 폭풍성장…노키아 눌렀다

일반입력 :2011/04/07 11:42    수정: 2011/04/07 14:19

김태정 기자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 HTC가 무섭게 성장했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휴대폰 제왕 노키아를 눌렀다.

7일 씨넷 등 외신들은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인용해 HTC 시가총액이 339억달러를 최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최근 5년 간 30배 이상 성장한 수치로 노키아(328억달러), 리서치인모션(RIM, 285억달러) 등을 따돌린 것.

2006년 자체 브랜드 출시 전까지 OEM(주문자생산) 업체였던 HTC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서 기존 휴대폰 공룡들을 위협할 주자로 화려히 변신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서 HTC가 기록한 판매 성적은 약 2천400만대. 노키아(1억30만대)와 리서치인모션(4천800만대), 애플(4천100만대), 삼성전자(2천500만대)에 이어 5위에 들어섰다.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 등 하위권 주자들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존재다. 게다가 최근에는 스마트폰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고, 태블릿까지 내놓으면서 덩치를 더 키웠다. 적어도 스마트폰 분야서는 ‘강자’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노키아는 여전히 스마트폰 1위지만 IDC 조사에서 지난해 점유율이 전년 대비 6% 줄어드는 등 침체됐다. 스마트폰 부진 책임을 지고 지난해 최고경영자가 물러나는 등 진통이 상당하다.

블랙베리 시리즈로 북미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RIM도 아이폰 열풍에 밀리며 힘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텃밭인 기업시장 지분을 애플에 적잖이 뺏겼다.

다만, HTC의 고공행진이 이어질지 여부는 속단이 어렵다. 삼성전자와 모토로라 등이 HTC가 강세를 보이는 개발도상국 시장을 올해 집중 공략할 것이기 때문. 삼성전자의 경우 상반기 중 150달러 미만 가격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HTC가 목말라하는 선진시장 점유율 확대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제품 성능은 차치, 생산 역량과 유통채널 확보 부문에서는 아직 보완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구글이 레퍼런스폰 ‘넥서스’ 시리즈의 제조사를 HTC에서 삼성전자로 바꾼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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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도 HTC는 주력 스마트폰 ‘디자이어’ 시리즈의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는 등 상당히 고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쵸우 HTC 대표는 “기존 휴대폰 강자들이 스마트폰 강자를 자처하지만 기술력은 서로 간 차이가 있다”며 “올해는 4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등을 주력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