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문화 “게임산업 족쇄 풀겠다”

일반입력 :2011/02/10 16:40    수정: 2011/02/11 09:08

전하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가 게임업계에 달라진 모습을 선사했다.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는 업계 지적에 해법을 찾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 주최로 열린 대국민 콘텐츠 업무보고 자리에서 정병국 장관은 게임업계 전문가들로부터 주요 현안과 요구 사항을 챙겨 들었다.

이날 업계 전문가들은 답보상태에 빠진 글로벌 오픈마켓이 가장 큰 고민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고민은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게임물은 예외 없이 사전 등급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현행법에서 비롯됐다.

이 같은 정책을 수용치 못한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은 게임 카테고리를 닫아 버렸다. 때문에 국내법상 사전등급분류를 받은 오픈마켓 게임들은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 같은 게임물은 해외 게임 카테고리에 등록되지 못한다.

문화부가 이를 개선키 위해 상정한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이하 게임법)은 청소년 게임중독을 막기 위해 나선 여성가족부가 비슷한 중복 규제안을 내놓으면서 3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것은 업계와 소비자다. 국내 대표 모바일게임사 게임빌에서 만든 '제노니아2'는 지난해 미국서 실시간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했지만, 현재 우리나라를 제외한 해외 국가에만 서비스되고 있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는 이날 국내 업체로서 국내시장에 게임을 서비스하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국산 게임을 자국민들이 못 누린다는 것은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 불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게임법을 발목잡고 있는 게임 과몰입 사안은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모바일게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건전한 모바일 게임 시장이 불확실성 없이 클 수 있도록 정책적 토양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게임 산업 종사자로서 긍지를 갖게 해달라는 요구도 빗발쳤다. 이날 자리에는 게임 산업의 대표주자들이 참석해 목소리를 높였다. 정 장관이 산업의 입장을 대변해 든든한 후원자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박성호 NHN한게임 이사는 현재 미국, 중국, 일본같은 선진국들로 인해 우리나라는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서의 상대적 우위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셧다운제 등의 게임 규제는 산업을 기죽이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가족부의 규제 시도는 게임을 유해매체물로 바라보는 시각이 깔려있다는 것부터 문제라며 막무가내격 초강수 규제와 공정하지 않은 사회적 인식으로 산업 종사자의 긍지가 꺾인 상태에서 산업 발전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수다고 덧붙였다.

안인숙 넥슨 이사도 우수한 게임 개발자들과 첨단 산업에 사행성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것이 우려스럽다면서 거들고 나섰다. 그는 매출의 70% 이상이 해외서 나오는 넥슨의 대표 캐주얼 게임들이 청소년유해매체물이란 빨간 딱지를 붙이고 바깥에 나가야 한다는 것에 괴로운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정 장관은 실정과 맞지 않는 법규 때문에 새로운 사업영역을 만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실국별 규제개선 테스크포스(TF)팀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업계 요구를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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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게임을 사행성 산업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다. 산업에 족쇄를 채우지 않되 사회적 분위기를 수렴해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문화부는 상반기 중 오픈마켓 게임시장에 대한 민간 자율등급제를 도입하고 향후 PC, 온라인 등으로 단계적 확대한다는 로드맵을 수립한 상태다. 또 온라인게임과 대기업에 편중된 산업구조를 다변화하고 게임의 가치를 확산키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