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특강-정의' 열풍…'본방'당기고 '재방송'하고

일반입력 :2011/01/06 11:49    수정: 2011/01/06 11:58

정현정 기자

신년벽두부터 ‘정의’ 열풍을 몰고 온 EBS 신년기획 ‘하버드특강-정의’가 시청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다음주부터 밤 11시10분으로 한 시간 앞당겨 방송된다. 주말에는 연속재방송도 신설된다(1월4일 본지 기사 참조).

지난 3일 첫 방송된 ‘하버드 특강-정의’는 방송 직후 인터넷 게시판과 트위터 등을 통해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시청자들의 방송시간조정과 재방송 요구 등 빗발치는 민원에 “방송 후 업무마비가 올 정도”라며 고충 아닌 고충을 털어놨다.

시청률 동향도 심상치 않다.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하버드 특강-정의’는 첫 방송에서 0.90%의 시청률을 5일 방송된 2회는 1.07%를 기록했다. 이는 평일 동시간대 시청률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회를 거듭하며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EBS 관계자는 “밤 12시 이후 방송되는 인문학 강좌가 시청률 1%를 넘었다는 것은 상당한 열풍이 불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제러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임마누엘 칸트, 존 롤스 같은 철학자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도덕, 정의, 자유, 평등을 논하는 인문학 강의가 이런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유는 무엇일까?

EBS 편성센터 권혁미 PD는 “그 동안 인문학과 흡입력 있는 인문학 강의에 대한 갈증이 우리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오히려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혁미 PD는 “마이클 샌델 교수와 학생들간의 긍정적인 상호작용과 토론형 수업방식 역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 같다”면서 “이런 강의방식이 책과는 다른 부분에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 PD는 “시청자들이 자극적인 프로그램에만 반응을 할 것이라는 전제 자체가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EBS의 하버드 특강-정의는 진지한 인문학 강의들도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하버드대학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강좌 중 하나로 꼽히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는 이 강의를 바탕으로 한 베스트셀러로 이미 넓은 팬층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책의 내용이 조금은 난해하고 관념적이라는 점에서 이 강의의 실체를 직접 보고 확인할 수 있는 EBS 특강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뜨거운 것으로 풀이된다.

EBS는 앞으로도 석학들의 인문학 강의를 발굴해서 계속 방송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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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는 첫 주 방송 후 시청자들의 방송시간조정과 재방 의견을 적극 반영해 오는 10일부터 밤 11시 10분으로 본방송을 50분 앞당긴다. 주말재방송도 신설해 매주 토요일 밤 8시 30분 한주에 방송한 3편의 강의를 연속으로 방송한다.

프로그램 소장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요청에 따라 DVD 출시 시점도 1월 말로 서두를 예정이다.

EBS